삼성‧LG, 플래그십 매장‧B2B 쇼룸 영토확장
소비 시장뿐 아니라 제조‧R&D 종합 거점화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는 미·중 패권 경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을 대체할 핵심 거점으로 위상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인도 뭄바이 삼성 BKC 매장을 처음 방문하고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올 초 개장한 삼성 BKC는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 BKC 매장은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비전을 구현하고 '원 삼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삼성에 큰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인도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각별한 관심과 기대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인도는 중산층의 구매력 상승으로 일반 가전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교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인도에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을 빠르게 개장, 시장 대응에 나섰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에 있던 삼성의 프리미엄 체험 매장이 인도까지 영역을 넓히며 현지 중산층 공략을 본격화한 셈이다.
LG전자도 최근 인도 첸나이에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를 개설했다. 노이다, 뭄바이, 벵갈루루에 이은 인도 내 4번째 BIC다. LG전자는 다수의 영업 거점을 발판으로 현지 B2B 매출 비중을 25%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B2B 사업을 '연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3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BIC는 병원, 학교, 사무실 등 공간에 특화된 제품을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B2B 쇼룸이자 기업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상담 공간이다. 특히 첸나이 쇼룸은 더운 날씨와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고려해 친환경·고효율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도는 잠재 구매력이 높은 소비 시장뿐 아니라 제조,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한 종합 거점으로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1995년 인도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폰, 가전 등 최첨단 제조 공장 2곳과 R&D센터 3곳, 디자인센터 1곳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 연구소는 한국을 제외한 해외 R&D센터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이들 거점을 활용해 고급인력 수혈과 현지 최적화 모델 등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1997년 인도 진출 이후 판매, 생산 법인, R&D센터 등을 두루 구축하며 현지 완결형 사업 구조를 정착시켰다. 최근 노이다, 푸네에 운영 중인 생산공장은 프리미엄 가전 생산 비중을 적극 늘리고 있다. 벵갈루루에 위치한 소프트웨어(SW) R&D 기지는 SW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편 인도는 14억명이 넘는 인구 대국으로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에 올랐다. 인도의 중산층은 내년까지 5억47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가전시장 둔화 속에서도 인도 가전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