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 유승민, 경기 화성정·서울 성북갑 지원
임종석, 중성동갑·을 이어 낙동강 벨트 유세 합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며 여야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과 경남 낙동강 벨트에 당의 화력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해 왔던 유승민 전 의원까지 나서 수도권 후보 지원에 나서고, 더불어민주당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공천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갈등의 중심이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나서 화력 지원에 나섰다.
여야는 28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수도권의 최대 격전지에 당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유세 지원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0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민생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마포구와 서대문, 용산, 중·성동, 광진 등 한강 벨트 지역을 훑으며 수도권 민심 잡기에 나섰다.
한 비대위원장이 서울 동남권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을 공식 선거운동 출발지로 삼은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대파 875원'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과 등 농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상황에 최근 '대파 875원'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수도권 민심이 출렁이자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한 비대위원장은 "땀 흘려서 일하시는 생활인들의 현장에서 시작하고 싶었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 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 첫날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에게 일할 기회를 주시고,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날 선 비판을 해온 '비윤' 유승민 전 의원까지 나서 수도권 험지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선 배경도 심상찮은 수도권 분위기를 방증한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경기 화성정에 출마한 유경준 후보, 29일에는 성북갑의 이종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진 시점에 중도층과 청년층에 소구력이 있는 유 전 의원 등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 지원 유세에 나서는 것에 대해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 현안에 대해 좀 더 목소리를 높이고,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지원 유세 활동을 하신다면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수도권 접전지에 정세균, 임종석 등 중량급 인사들이 직접 지원 사격에 나섰다. 더욱이 지원 유세를 통해 공천 과정에서 있었던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 간 갈등을 극복하고 '원팀'으로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에 "친문, 비명 그런 건 없고 이분들도 중간 과정들은 다 극복하신 것 같다"며 "그분들 스스로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여러 지역에서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후보자들을 돕겠다고 하셨다. 아마 그런 게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에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정치 1번지'인 종로는 민주당에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998년 재·보궐 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곳이고, 정 전 총리 본인도 19‧20대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컷오프(공천 배제)에도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역시 이날 중성동갑‧중성동을 전현희, 박성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특히 친문‧친명 공천 갈등의 핵심이었던 임 전 실장은 이재명 대표와 함께 단상 위에 올라 포옹하며 '정권 심판론' 결집에 화력을 집중했다.
임 전 실장은 "4월 10일 여러분이 행사하는 한 표는 그냥 한 표가 아니다. 채수근 상병을 기억하는 한 표요, 박정훈 대령을 기억하는 한 표요, 정권을 심판하는 한 표"라고 강조했고, 이 대표도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가하는 정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임 전 실장은 이번 총선 최대 접전지인 낙동강 벨트를 돌며 민주당 후보 유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임 전 실장의 낙동강 벨트 지원은 지역 후보들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낙동강 벨트 민주당 후보들 대부분이 친문계인 만큼 임 전 실장의 지원 유세는 이 지역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