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빅매치] 부산 연제 '김희정 vs 노정현'···진보당 대이변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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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빅매치] 부산 연제 '김희정 vs 노정현'···진보당 대이변 여부 '촉각'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4.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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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장관 출신-지역 토박이 정치인 간 대결
보수 결집 노리는 與···진보는 '굳히기' 나서
부산 연제구에서 맞붙게 된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노정현 진보당 후보. 사진=후보 측 제공
부산 연제구에서 맞붙게 된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노정현 진보당 후보. 사진=후보 측 제공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와 노정현 진보당 후보가 맞붙는 부산 연제구는 4·10 총선의 또 다른 볼거리다. TK(대구·경북)만큼은 아니지만 연제도 보수세가 '주류'인 지역으로 꼽히는데, 선명한 진보 이념의 노 후보가 약진하며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단일화 경선에서 한 차례 이변을 일으킨 노 후보가 당선으로 '파란'을 완성할지, 아니면 김 후보가 '7전 6승' 보수 아성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연제에서는 이 지역구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후보와 지역 토착 정치를 표방하는 노 후보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김 후보는 여성가족부 장관까지 지낸 중진급 정치인으로, 연제구의원만 2번 지낸 노 후보 이력과 비교했을 때 두 사람의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승부로도 비화했다.

그러나 현재, 연제는 전국을 통틀어 이번 총선 최대 이변이 연출될 수 있는 지역구로 꼽힌다. 약소로 여겨졌던 노 후보의 돌풍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지난달 16일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이성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제치고 본선 주자로 선출됐다. 진보당이 민주당에 당세(黨勢) 등 여러 면에서 열세인 상황을 고려할 때 분명 이변이었다.

일회성일 것만 같던 이변은 현재 진행형이다. 노 후보는 양자 대결 구도가 성사된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 우세를 점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부산일보와 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8~19일 부산 연제구 거주 만 18세 이상 503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활용 AR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노 후보는 47.6%의 지지를 얻어 38.3% 지지율을 기록한 김 후보를 앞섰다.

이런 결과는 오랜 시간 지역에서 '밑바닥 정치'를 해온 노 후보 노력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노 후보는 20여년을 연제에서만 정치를 해 왔는데, 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하거나 행사가 열리면 빠짐없이 자원봉사자로 자리를 지키며 주민들에 호감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한 시기엔 재난지원금 지급 및 가계부채 상담 등으로 구민 곁을 지켰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총선 국면을 강타하고 있는 '정권 심판론' 또한 노 후보에게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이다. 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을 누구보다 확실하게 할 수 있는 후보로 저를 지역 주민들이 낙점한 것"이라며 "(선거에서 승리해) 꼭 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지난달 26일 민주당, 시민사회와 함께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며 '우세 굳히기'에 돌입했다.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인 김 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통해 반등을 이뤄내겠단 심산이다. 연제는 19대 총선에서 김해영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보수당이 깃발을 꽂을 만큼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세력 결집을 통한 반전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경선 과정에서 김희정 후보와 이주환 의원 간 발생했던 갈등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고발까지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의원 지지자들의 당에 대한 공천 불신과 박탈감 등이 여론조사 열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후보로선 투표 전까지 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게 관건이다.

국민의힘은 '텃밭 수성'을 위해 당 차원의 총력을 쏟고 있다. 수도권에서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강세 지역구마저 군소 정당인 진보당에 빼앗길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 부산 사하구 신평역을 찾아 김 후보의 손을 맞잡고 지지를 호소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도 연제를 찾아 유권자에게 '한 표'를 간곡히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저희에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 저희를 선택해달라고 정말 읍소드린다"며 "저는 정치에 나온 지 97일밖에 안 됐고, 여러분은 아직 저를 한 번도 선택해 주신 적이 없다. 저를 선택해달라. 여러분을 위해 일하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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