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나베' 발언 겨냥 "극단적 여성 혐오"
민주, 양문석‧김준혁 '리스크' 확산 수습 주력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오는 4일부터 4‧10 총선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는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돌입한다. 유권자들의 표심도 안갯속으로 들어가면서 여야가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끌어 안기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를 향한 비난전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어서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4일부터 선거 당일 10일 오후 6시까지 선거와 관련한 정당 지지도,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된다.
유권자가 총선 판세를 알 수 있는 지표가 사라지면서 여야는 마지막 6일 동안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공략을 위해 화력을 최대한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설화와 부동산 문제를 부각시키며 '정권 심판론'을 희석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충북 충주에서 열린 이종배 후보 지원 유세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후보를 '나베(나경원+아베)'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극단적인 여성 혐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뿌리 깊은 여성 혐오의 바탕에서 생각 없이 나온 말"이라며 "주류 정치인들이 대놓고 여성 혐오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저는 오케이할 수 없다. 여러분도 아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화여대 성 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위안부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에는 "이 분들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여성 혐오를 일상화하고 그 것을 권력 속에 심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불법 대출'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에 대해서는 공천 취소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중앙선대위 공보단 명의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값을 잡겠다며 집 한 채 가진 서민들에게까지 보유세를 매기더니, 양 후보와 같은 민주당 인사들은 뒷구멍에서 이런 짓을 했단 말인가"라며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것도 모자라 불법 대출·아빠 찬스까지 감싸는 민주당은 자영업자와 청년들의 분노로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일부 후보들의 리스크가 총선판 전체로 확산되기 전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양문석 후보를 비롯해 공영운 경기 화성을 후보의 '아빠 찬스' 증여 의혹,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막말 논란 등이 막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불거진 설화 논란은 수도권과 같은 박빙 지역구의 총선 판세를 흔드는 대형 악재로 꼽혔기 때문이다.
당 공동 선대위원장인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 김준혁 후보의 '이대 성 상납' 발언에 대해 "후보자가 고(故) 김활란 여사와 이화여대 측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필요하면 정중하게 당 차원에서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총선상황실장도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해당 문제에 진지한 사과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사과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여러 과정이 있을 것으로 안다. 포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공개적 사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양문석 후보의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논란에는 "공천 서류가 접수된 후 심사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검증한다"면서도 "이후 제기된 국민적 의혹에 대해선 위법이 명백히 확인된 경우 1차적으로 후보자의 대처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