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HD현대중공업의 유망했던 사업부서가 이젠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기업이 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기존의 사후관리 사업 이외에 ’친환경 선박 개조‘-’디지털 솔루션’ 등 미래 시장의 니즈를 저격하는 사업확대를 통해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일 HD현대글로벌R&D센터에서 기업설명회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더불어 디지털 인사이트센터, 디지털 융합센터 견학을 통해 자사의 ‘디지털 트윈’ 기술도 당당하게 공개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11월,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엔진기계사업부, 전기전자사업부 등 선박 관련 유무상 서비스 담당 조직을 통합하여 출범했다. 당시 HD현대마린솔루션은 건조 후 인도된 선박과 엔진 등 주요 기자재에 대한 정비, 수리, 개조 등 선박 생애주기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박 A/S 전문회사’로의 포지셔닝을 시도했다. 이에따라 사명을 ‘현대글로벌서비스’로 정했다.
출범 이후 AM(선박 유지·보수) 솔루션 사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현재는 AM 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개조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선박 연료유 공급)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수행하고 있다.
선박 AM 사업은 선박 파손에 의한 긴급한 수리뿐만 아니라 정기·중간 검사 시에 선박을도크에 안치하여 검사를 진행하고, 안전한 운항을 위해 유지·보수에 필요한 선박 부품과 기자재 등을 조달하여 교체 및 정비를 하는 산업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의 조선 부문(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이 50여년간 구축해 온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유, 활용하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가 건조한선박 및 선박 기자재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를 갖고 있는 유일한 AS 사업자다. 대표적으로4행정(4-Stroke) 엔진 시장에서 글로벌 1위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힘센(HiMSEN)엔진의정품 부품에 대한 주문은 오직 HD현대마린솔루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또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전세계 2행정(2-Stroke) 엔진의 99%를 차지하는 MAN 社와 WinGD 社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대형엔진에 대한 AS 또한 수행할 수 있다.
선박 개조(Retrofit) 사업은 선박의 운항성능을 높이고 선박 내부 하역작업 효율화, 운항용도의 변경 등을 목적으로 선박의 선체구조나 탑재 기기류를 변경하는 사업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는 친환경적 요소를 강화하는 선박 개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 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선사들은 기존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개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개조는 운항중인 선박을 환경 규제에 충족되도록 개조, 설치하는 과정이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비용 증가, 용선 및 운항비용 측면에서의 경쟁력 확보, 조기 폐선위험 회피를 통한 자산 운용 안정화 등을 위해 친환경 개조 수요는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7년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사업은황산화물(SOx) 배기가스 배출 규제 대응을 위한 배기가스 탈황 장치(EGCS) 및 해양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한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설치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3년 말 기준 배기가스 탈황 장치(EGCS) 설치 208건,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설치 395건의 공사 실적을 거두는 등 친환경 선박 개조 관련핵심기술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은 독보적인 턴키(Turn-Key)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턴키 솔루션은 선박 개조 설계부터 부품장비 조달, 개조 시공 및 설치, 시운전, 보증서비스까지 한 업체에서 모두 진행·제공하는 방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턴키솔루션 방식으로 1000개 이상의 개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의 디지털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선박도 전장 시스템을 통한 자동화 제어가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HD현대마린솔루션은 항로 및 각종 운항 데이터, 기상정보 등을 분석해 최적의 운항 경로를 제시하고, 선박의 유지·보수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십 솔루션’(ISS)과 선박 엔진, 보일러, 펌프 등 주요 장비를 제어 및 자동화하는 통합제어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전력변환 기술을 활용해 현재 운전 중인 선박 엔진 축의 회전력을 이용, 전력을 생산하는 친환경 축발전기 시스템과 선내운영 시스템의 중단이나 손상에 따른 사고 발생을 줄이고 외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선박 사이버 보안솔루션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HD현대마린솔루션은 추후 시장에 더욱 커질 친환경 수요를 미리 대비하고 충족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사장은 "선박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향후 친환경 선박 제조 사업이 회사의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라며 "해양 플랫폼 사업 역시 향후 조선 해양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보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