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재형·민주 곽상언·개혁신당 금태섭 '3파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주요 지역구에서 혼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역시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는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에 맞서 '노무현 사위'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탈환을 노리고 있다. 두 후보의 치열한 경쟁 속에 제3지대에서는 금태섭 개혁신당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종로는 거대 양당 후보에 제3지대 정당 후보까지 뛰어들면서 '법조인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종로 지역구 현역 의원이자 전 감사원장 출신 최 후보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변호사인 곽 후보가 접전을 보이는 상황에서 변호사이자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금 후보가 두 후보에 도전하는 양상이다.
종로는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중앙청사, 경복궁 등 문화유적지가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 정치·경제·교육·문화 중심지다. 이 지역구는 3명의 대통령(윤보선·노무현·이명박)을 배출하면서 대권 잠룡들의 필수 코스로 여겨져 왔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만큼 여야가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전국 민심 '바로미터'답게 정치 성향이 비교적 다양하고 부동층 비율이 높은 곳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최근 치러진 6차례 총선에서 보수 계열(16~18대)과 진보 계열(19~21대)가 사이좋게 승리했다. 지난 대선의 경우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3042표)가 득표율에서 3.02%포인트(p) 앞서면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거대 양당은 종로구에 일찌감치 최 의원과 곽 후보를 단수 공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종로구 현역인 최 후보는 직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21대)의 대선 출마를 계기로 2020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정치 경력은 길지 않지만, 대선 후보와 당 혁신위원장 등을 역임해 당 안팎에서 '중량급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 후보가 보선에 이어 총선에서 연달아 승리한다면 국민의힘은 10년 만에 탈환한 종로를 지키는 동시에, 여권 열세인 서울 지역 확장이란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종로구 민심은 '거대 야당 심판'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게 최 후보 분석이다. 이에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 지역 경제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최 후보는 <매일일보>와 인터뷰에서 "22대 총선에서는 '야당 심판론'이 나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GTX-E 평창역 추진, 신분당선 서북구 연장 사업 추진 등으로 교통 편의를 증대시킬 것"이라며 "자연경관 지구 등 규제 완화와 지역 경제 발전이 지역구 활동의 목표라면, 국회에서는 규제 철폐·완화와 상속세제 정비 법안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최 후보에 맞서 지역구 탈환을 노리는 곽 후보도 민주당의 단수공천을 받고 종로에 출마했다. 곽 후보는 지난 총선 도전지였던 충북(보은옥천영동괴산)을 떠나 장인인 노 전 대통령의 지역구인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그의 정치 철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그는 2년 전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당 지역위원장으로서 지역 현안을 살피는 등 출마 준비를 해왔다.
최 후보는 반대로 현 정권에 대한 종로구민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며 이를 등에 업고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고물가 위기가 민생을 휩쓸고 있는데, 제대로 된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는 정권의 무능함,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정권의 무도함에 대해 심판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며 "투표함이 닫히기 전까지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구민께 승리를 호소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제3정당에서는 금 후보가 거대 양당 구도를 깨기 위해 뛰어들었다. 그는 어려운 판세 속에서도 호의적인 지역 민심에 힘입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금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는 않지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양당 '적대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유권자도 늘고 있다"며 "제3지대 자리를 어떻게든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공약 역시 본격적으로 알릴 계획"이라며 "'품격 있는 개발, 종로를 파리처럼'이란 슬로건 아래 5개 핵심 공약을 담았다. 지역 개발 이슈에 민감한 유권자들이 금태섭을 선택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