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임기 내내 '여소야대'···'식물 대통령' 전락 우려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4·10 총선에서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여야가 획득한 의석 수에 따라 정치 지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가운데, 이처럼 야당의 '압승'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을 줄 전망이다.
10일 총선 투표가 종료된 직후 발표된 지상파(KBS·SBS·MBC)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85∼105석,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8∼197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 제3지대 정당들은 조국혁신당 12∼14석, 개혁신당 1∼4석, 새로운미래 0∼2석, 녹색정의당 0석의 성과를 얻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단독으로 전체 의석 300석 중 과반인 151석을 거뜬히 넘게 된다. 따라서 국회 의정 전반을 지휘하는 국회의장 역시 민주당에서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는다.
재적 의원 과반인 151석을 달성했기에 민주당은 정부의 예산·인사안 견제가 가능해졌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은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법안의 단독 입법이 가능해진다. 국무총리·헌법재판관·대법관 등의 임명동의안 통과 여부 역시 결정할 수 있다. 또 국무총리·국무위원·법관·감사원장 등의 탄핵도 가능해진다.
재적 의원 5분의 3인 180석을 넘게 되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권한을 얻는다. 상임위원회에서 여당의 본회의 특정 법안 상정을 반대해도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최장 330일 이후 본회의에 단독 상정한 뒤 통과시킬 수 있다. 이에 더해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 실시하는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권한도 얻는다.
조국혁신당이 가세할 경우 양당을 합쳐 200석 고지를 넘게 되면 사실상 입법권을 독점할 수 있게 된다. 국회 통과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도 충분히 재의결이 가능한 의석이기 때문이다. 200석은 국회의원 제명과 함께 대통령 탄핵 소추안 처리도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 다만 대통령 탄핵의 경우 최종 결정권은 헌법재판소에 있으며 헌법 개정은 국민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 같이 여당이 불과 103석의 의석을 확보하며 역대급으로 참패했던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10 총선을 이틀 전인 지난 8일 "야당의 의회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대통령 거부권만이라도 남겨달라"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윤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여소야대'를 넘어 '거야(巨野)'를 맞댄 상황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됐다. 야당이 22대 국회에서 특검 및 탄핵 등을 논의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국혁신당의 영향력 확대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은 확보했으나 200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국혁신당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과 대통령 탄핵안을 내세운 만큼 적어도 정부 견제에 있어서는 민주당과 호흡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대통령실과 여당을 둘러싼 정국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