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美 배터리 공장 화재…과징금 1억 부과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올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 중 SK온이 유일하게 시장점유율에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SK온의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가 최근 안전 수칙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11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총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46.2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다.
국내 3사의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5.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22.3%(11.7GWh) 성장해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 모델3·Y, 포드 머스탱 마크-E, GM 리릭 등 유럽과 북미의 베스트셀러 차량의 판매량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47.4%(5.2GWh)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BMW i4·5·7, 아우디 PHEV가 유럽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EDV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SK온은 -7.1%(4.2GWh)로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의 판매가 부진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SNE리서치는 메르세데스-벤츠 EQ 라인업의 견조한 판매량에 더해 기아 EV9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非중국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CATL은 25.8%(12.1GWh) 성장률을 보이며 연이은 고성장세로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CATL의 배터리는 테슬라 Model 3/Y(중국산 유럽, 북미, 아시아 수출 물량)를 비롯해 BMW, MG, Mercedes, Volvo 등 메이저 완성차 OEM 차량에 탑재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코나와 니로, 기아 레이EV에 CATL의 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시장 또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SK온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안전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8일 SKBA가 지난해 10월 조지아주 공장 배터리 화재 사건과 관련해 심각한 안전 위반 문제가 있었다며 과징금 7만7200달러(약 1억460만원)를 부과했다.
미국 노동부는 "SK배터리가 화재 당시 여러 근로자를 다치게 한 유독성 공기로부터 직원들이 스스로를 적절하게 보호하는 방법을 교육하지 않았다"며 "완전한 비상 대응 계획을 세우지 못해 리튬 배터리 화재 시 발생하는 유해 물질에 근로자들을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부가 SK배터리아메리카에 과징금을 매긴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1월에도 배터리 공장의 안전 문제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SKBA는 "직원의 안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있어 제기된 문제 평가하고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라며 "포괄적인 안전 프로토콜과 훈련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을 위한 근로자 안전 수칙 및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며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 중이며 절차에 따라 합당하게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