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도봉갑서 16년만에 '보수 깃발' 꽂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번 총선은 손에 땀을 쥐게 한 접전 승부는 물론 주목할 만한 이변도 다수 발생했다. 특히 4번째 도전 만에 첫 국회입성을 이룬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16년 만에 '진보 텃밭'인 서울 도봉갑을 탈환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는 이번 총선 최대 파란으로 꼽힌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화성을에서 42.41%의 득표율로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39.73%),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17.85%)를 꺾고 당선됐다.
개혁보수 대표주자를 표방하는 이준석 후보가 진보세가 막강한 화성을에서 당선된 것 자체가 이변이라는 평가다. 제18대 총선에서 신설된 화성을 지역구는 최근 3번의 총선에서 진보 정당 소속이었던 이원욱 후보를 당선시켰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65%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해 2위 후보를 30% 가까운 격차로 제압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번 당선은 계속된 열세를 극복하고 이뤄낸 승리여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공표 금지 기간 전까지 조사된 복수 여론조사에서 공 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을 보여왔지만, 단 한 번도 역전에 이르진 못했다. 그랬던 이 대표가 실제 투표에선 공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를 만들어내자 정치권에선 "믿지 못할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적 고향인 서울 노원병에서 세 차례 낙선한 바 있는 이 후보는 3전 4기 도전 끝에 처음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국민들께서 바라시는 선명한 야당으로서의 역할, 훌륭한 조율자가 될 수 있는 정책적 능력을 계속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선명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도봉갑에선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49.05%)가 안귀령 민주당 후보(47.89%)를 1094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 지역에서 보수 정당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은 지난 28년 동안 이번이 두 번째로, 18대 국회 신지호 의원 이후 16년 만이다.
김 후보도 투표 전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오차범위 안팎으로 뒤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본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지상파 출구 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45.5%로 안 후보(52.4%)에 밀렸으나 뒤집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김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 "도봉구 주민들의 위대한 선택에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며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미친 듯이 일하겠다"는 당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내리 3선을 한 인재근 의원 대신 '신인급'인 안귀령 전 YTN 앵커를 전략공천하는 수를 뒀다. 그러나 압도적인 정권 심판 여론에도 '텃밭' 도봉갑을 여당에 빼앗기면서 뼈아픈 실책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