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총리‧비서실장 하마평에 '친윤계' 거론
민주 "총선 결과 무시하고 국민 이기려는 것"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8석으로 참패하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당장 여당 내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 변화와 수직적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 인선이 대통령 태도 변화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주 초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국정 쇄신 방향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국정 전반을 혁신하고 정책의 우선 순위를 조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구상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의 국정 쇄신 방향이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당 내에서 나온다. 제대로 된 민심을 대통령실에 전달하지 못한 수직적 당정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장 먼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 표로 증명됐다"며 "뼈 저리게 받아들이고 반성해 국정 기조를 제대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정 관계도 건설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북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가 낙선한 5선 서병수 의원 역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 뒤치다꺼리에만 골몰했다"며 "무엇보다 당과 정부의 관계를 집권당답게 책임지지 못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친윤계(친윤석열계)로 용산에서 생환한 권영세 의원도 당정 관계 재정립을 언급했다. 권 의원은 11일 JTBC와 인터뷰에서 "당정 관계가 수직 관계도 아니고 별개로 가는 관계도 아닌 건강한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며 "이 부분에서 큰 역할을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정 관계 개선을 비롯해 이번주 예정된 후임 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 인선이 사실상 윤 대통령의 국정 쇄신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 후보군으로는 주호영·권영세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언급된다. 비서실장 후보군으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정진석·장제원 의원, 김한길 위원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총리와 비서실장 하마평을 두고 "인물들의 면면을 볼 때 대통령이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는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부분 정부와 여당 내 친윤계 인사들로 사실상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런 식의 인사가 단행되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돌려막기 인사', '측근 인사", '보은 인사'다. 총선 결과를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는 것"이라며 "총리 임명과 대통령실 참모 인선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