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도 불출마···"당 분위기 추스를 것"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에서 3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원내 정당이 된 개혁신당이 다음달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유력 주자인 이준석 대표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당권을 누가 쥘지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혁신당이 당세 확장의 '골든타임'을 맞은 만큼 차기 당 대표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당 안팎에선 천하람 당선인과 이원욱·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개최를 의결했다. 이준석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하기로 의결 절차를 마쳤다"며 "1인 2표제를 바탕으로 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 선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득표 1위가 당대표로, 2위 이하가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는 방식이다.
앞서 이 대표는 22대 국회 개원(5월 30일) 전에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을 염두에 뒀다. 계획대로라면 5월 중순, 늦어도 말에는 열려야 한다. 최고위에서 전당대회 개최를 의결한 개혁신당은 곧 입후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되며 당내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이 대표는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으로서 성실히 의정활동을 수행하며, 선출될 새 지도부와의 협의를 통해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대비해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선거 전략을 수립하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며 불출마 사유를 전했다.
개혁신당 차기 당 대표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22대 총선에서 보여준 발전의 불씨를 키워야 함은 물론, 당의 완전한 화학적 결합도 이뤄내야 한다. 개혁신당은 이준석계, 한국의희망(양항자), 새로운선택(금태섭), 원칙과상식(이원욱·조응천) 등 다양한 세력이 합쳐진 집단이다. 차기 당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당 정책 방향도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천하람 당선인이다. 천 당선인은 총선 과정에서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선거 운동을 진두지휘했다. 이 대표의 지역구 당선을 도왔고, 자신은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성과를 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천 당선인은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권 도전에 대해 "지금 원내에서는 가능하다면 원외인사들에게 기회를 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이준석계를 제외한 세력들이 당선자를 내지 못한 만큼, 이들에게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천 당선인은 "제가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황을 보고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천 당선인이 원내대표를 맡는 시나리오도 점쳐지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도 유력한 후보로 언급된다. 다만 그는 아직 당권 도전에 대한 결심을 굳히지는 않았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5일 통화에서 "총선이 끝난 지 아직 일주일도 채 안 됐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했다. 이밖에 민주당 출신인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유력 당권주자인 양향자 원내대표는 차기 전당대회에 불출마할 뜻을 전했다. 양 원내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개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성공한 것도 아니고, 준엄한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원내대표인 제가) 지금은 (당 대표를) 안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정말 힘들게 선거를 치른 분들이 많다. 그분들은 만나 (분위기를) 추스르고, 다시 희망을 갖게 할 것"이라며 "누가 당 대표가 되던 겸손하게 국민들께 신뢰받는 그런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