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건설수주 패러다임 전환… 올해 400억불 달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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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해외건설수주 패러다임 전환… 올해 400억불 달성은 ‘글쎄’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4.04.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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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영향에 동남아 등 해외도시개발 잠재력 충분
다만 중동 불안정한 정세 지속될 경우 영향 불가피
정부가 해외건설업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지원에 나서는 가운데 중동 지역 정세의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면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정부가 해외건설업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지원에 나서는 가운데 중동 지역 정세의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면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해외건설 누적 수주 1조달러 달성을 앞둔 가운데 해외건설업계가 도급사업에서 해외도시개발 사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다만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지역 분쟁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목표로 잡은 올해 수주액 400억달러 달성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건설 수주 지원단인 ‘원팀코리아’를 운영하는 동시에 해외도시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지원을 실시한다.

국토부는 올해 해외 도시개발사업 활성화를 패러다임 전환 과제로 삼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직접 사업에 참여하는 등 민간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실증 대상 도시 6곳을 선정해 스마트시티 분야 기업의 해외수출을 지원하고 정부간 협력을 기반으로 해외도시 스마트시티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고환율 영향으로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시티 실증 도시 선정 등 도시개발 잠재력도 있어 정부의 수주방식 전환은 사업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해외도시개발 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단순 후방지원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정부 가용 수단을 활용한 선도적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책임연구원은 “국내 건설 기업들의 해외 수주 중 도급사업 비중이 95%로 높은 수준인데 도급사업보다는 투자개발사업이 수익성 및 사업관리 측면에서 선진화된 부분이 있다”며 “다만 토지 등 각종 인허가, 부동산 분양제도, 법령 등에서 국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이같은 지원책은 우리 기업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투자개발사업으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위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정세가 불안한 만큼 연간 해외건설수주액 400억불 목표 달성은 의문부호가 찍힌다.

국내 건설기업 해외수주 텃밭으로 꼽히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제로 작년 10월부터 이어온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시리아와 이란 등 주변 국가로 번지고 있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 우려가 잔재해 있다.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수주 중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절반에 육박한다. 특히 누적 수주액(9693억달러) 중 중동지역의 수주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50.0%(4847억달러)에 달한다.

이외에도 올해 본격적인 발주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사업이 대폭 축소되면서 향후 중동발 발주 위축 가능성도 점쳐진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 정부는 네옴 프로젝트 중 170㎞의 직선형 도시를 만드는 ‘더 라인’의 길이를 2.4㎞로 줄이기로 했다. 거주자 목표치도 2030년 150만명에서 30만명으로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외건설업계에서는 중동지역 리스크로 인한 수주 감소보다는 유가 상승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올 연말 미국 대선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국제전 양상이 급반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올해 400억달러 수주 달성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견해도 나온다.

중동 지역에 진출해 있는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네옴시티 사업은 사우디가 아직 구체적인 발주 계획 발표하지 않아 수주 실적에 반영하지 않은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중요한건 전쟁 양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어 건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해외 사업 뿐 아니라 국내 사업까지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리스크가 있지만 확전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스라엘 전쟁 지역에는 국내 건설기업이 진출하지 않고 있어 단기적으로 수주 물량 감소 부분에 대해서는 영향이 적겠지만 국지전 양상을 보일 경우 인접 국가의 전면전 개입이 있을 경우에는 해당 국가들의 발주 지연, 취소 등이 이어질 수 있어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며 “중동 지역에서도 큰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응에 따라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어 시장 동향 변화에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전쟁이 확전되지 않는다는 기준에서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개별 국가 단위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중동 지역에서 수주나 사업 기회가 많으려면 국제 유가가 높게 형성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사업 기회가 많아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이는 반면, 에너지가격과 원자재가격의 상승 등은 단점으로 작용하겠지만 확전되지 않으면 리스크는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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