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3국 연대 공고화 우려 목소리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국 선거에서 더 이상 '북풍'이 영향을 끼치지 못하며, 북한이 도발보다 내치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선거 결과 등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워지며 한국의 위기 관리 능력 향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평화외교포럼과 북한대학원대학교와 함께 '22대 총선 결과 및 미국 대선 전망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주최했다.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해당 세미나에서는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좌장을 맡고, 고유환 전 통일연구원장과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발표를 진행했다. 김진향 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정재흥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동엽 교수는 세미나에서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북풍' 없는 선거"였다며 "북한이 정치적 일정이 겹치는 해에 '이벤트'를 통해 대북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그동안 학습효과로 명확하게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이 북을 움직이게 하지는 않는다"며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뀌어야 할 곳은 북이 아니라 남"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국제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과 진영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지지 기반이 부족한) 한국 정부가 외교에 전념하게끔 그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라며 "내적으로 부족한 성과 업적과 위기를 외부에서 찾을 경우 무리한 협상과 양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교수는 "'위기관리'와 '평화'를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냉전' 분위기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 푸틴 블라디미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을 방문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하며 중러, 북러, 북중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면서 '북중러' 3국 연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제흥 센터장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위기가 촉발한 새로운 국제질서 변화구도 속에서 북중, 중러, 북러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면, 북중러 3국이 주도하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역내 질서 구축도 배제할 수 없다"며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대중, 대러, 대북 전력 추진과 근본적인 대외전략 전환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 센터장은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중국의 대미정책이나 미중관계의 큰 변화를 불러오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센터장은 "미국의 근본적인 대중정책 변화가 없는 이상 미중관계는 지속적인 악화와 갈등이 불가피하다"라며 "(10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은 전혀 기대를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