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던 여야가 1일 극적 합의했다. 서로가 기존 입장에서 한 발씩 양보한 결과다. 여야는 오는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참사 전반에 걸친 사실 관계와 책임 소재 등을 독립적으로 진상규명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야는 그동안 특조위의 권한과 구성에 있어 확연한 입장차를 보여 왔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 9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별법으론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고, 영장 청구 의뢰 등 과도한 권한이 특조위에 주어진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에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 내용에 따르면 여야는 특조위를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여야 각각 4명씩 추천하고, 국회의장 추천 몫인 나머지 1명은 여야가 협의해서 정하기로 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의 주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또 특조위 활동 기간은 1년 이내로 하고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하기로 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저희는 기간에 대해 당초 6개월 이내 기간으로 활동하되 3개월 이내에서 연장 가능한 안으로 어느 정도 합의를 본 바가 있었으나, 이번에 민주당 주장을 받아들여 현행법안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독소조항으로 꼽았던 2개 조항은 민주당이 삭제하는 것에 동의했다. 현행법안 28조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사건, 불송치 또는 수사 중지된 사건에 대해서 특조위가 직권으로 자료 및 물건의 제출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한 조항과 특조위가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그것이다.
이 수석부대표는 "두 가지 안에 대해서 민주당에서 협치의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태원 유가족분들, 그리고 피해자 가족분들이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합의 처리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1월 9일 민주당 등 야당의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같은 달 30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다시 돌아왔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최종 통과되기 위해서는 재적 국회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