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준 "짊어져야 할 짐 있다면 기꺼이 지겠다"
추경호·성일종 등 출마 여부 주목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차기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친윤계(친윤석열계) 이철규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수도권 3선 송석준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철규 의원 단독 추대 분위기에 다른 중진 의원들이 원내대표 도전을 꺼리며 '인물난'을 겪던 상황에서 나온 출마 선언이어서 향후 선거판이 새롭게 짜일 전망이다.
송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당내에서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첫 후보자다.
송 의원은 "아무리 험하고 고된 길이라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제가 가야 할 길이라면 적극 나서겠다"며 "가는 길에 제가 짊어져야 할 짐이 있다면 그 어떤 짐이라도 기꺼이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의 출마 선언은 최근 단독 출마 가능성으로 '추대론'까지 일었던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의 불출마설 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는다. 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송 의원이 당직을 맡을 경우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꼽혔던 '영남당' 이미지를 일부 덜어낼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3일 치르기로 했던 원내대표 선거를 9일로 연기한 상태다. 이를 두고 이 의원 추대론이 급부상하면서 계파 갈등 구도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의원들이 줄줄이 출마를 접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까지 아무도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며 '인물난'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1일까지 원내대표 후보등록을 받은 후 3일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아무도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이 불출마를 시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 의원은 자신을 향한 당내 비토 목소리가 높아지자 불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지금까지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어떠한 결정을 하거나,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제 입장과 관련해 무분별한 언론보도를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동욱 서울 서초을 당선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불출마 쪽으로 가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저도 국면은 그렇게 바뀌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송 의원이 먼저 출마 선언을 하면서 추경호‧성일종 등 다른 중진 의원들의 출마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 의원은 계파상으로는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청 3선인 성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김도읍 의원과 김성원 의원도 다시 생각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판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