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뭄·집중호우·이상고온·한파 이어져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한국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가뭄과 집중호우, 이상고온이 발생하면서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9일 기상청이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를 포함해 총 12개 부처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발간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양극화된 날씨를 보였다.
우선 2022년부터 지난해 봄까지 남부지방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다. 2022년 시작된 227.3일간의 역대 최장 가뭄이 해를 넘어 계속됐기 때문이다.
남부지방의 가뭄이 해소된 후 곧바로 여름철 집중호우가 찾아왔다. 집중호우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돼 191.3㎜나 퍼부었다. 5월의 평년 강수량은 79.3~125.5㎜다. 장마철 강수량은 전국 660.2㎜로, 평년(356.7㎜)의 거의 두 배다. 장마철 강수일수도 평년(17.3일)보다 28% 늘어난 22.1일이었다. 피해 면적도 4,991.94헥타르(ha)로 10년 평균(3,559.25ha) 대비 1.4배였다.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평년(12.5도)보다 1도 이상 높은 13.7도로 1973년 이래 1위였다. 여름은 물론 봄과 가을에도 이상고온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전국 평균 기온은 9.4도로 평년(6.1도)보다 3.3도나 높았고, 9월 평균기온(22.6도)도 역대 1위였다. 서울에선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해수면 평균 온도는 17.5도로 최근 10년(2014~2023년) 중 두 번째로 뜨거웠다. 해수면 높이도 199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이는 곧장 밥상 물가를 뒤흔들었다. 장마 후 고온현상으로 8월 상순 출하물량에 무름병 등 병해가 확인되며 산지 공급량이 감소하며 평년 배추 1포기 가격은 7175원이었지만 8월 배추 가격은 9000원을 돌파했다. 무, 대파, 시금치, 상추 등의 가격도 급등했다.
장마로 일조량 부족이 과일·채소 작황에 한꺼번에 악영향을 미쳐 과일값도 급등했다. 사과, 딸기 등 주요 과일과 채소가 올해 내내 번갈아 가면서 가격이 치솟은 데엔 지난겨울 평소보다 많았던 강수량과 적었던 일조량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수확해 1년간 저장하는 사과와 배는 여전히 비싸다. 사과와 배는 지난해 기상 재해 여파로 생산량이 약 30% 정도씩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과 10개 소매가는 2만6851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하면 각각 12.5%, 3.9% 올랐다. 배 소매가는 10개에 4만9516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79.8%, 평년과 비교하면 34.0% 비쌌다.
전반적으로 소비자 물가가 안정되는 가운데 과일 가격만 나홀로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이상기온의 영향이 크다.
환경부는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쓰레기 줄이기에 나선다며, 일회용품을 줄이고 택배 포장 규제를 도입하겠다 밝혔다. 하지만 이를 유예하며 질타를 받았다. 반면 기업들은 산업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만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탄소중립 노력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가 ‘역대급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어린이날 연휴인 5~6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역대 두 번째로 많은 5월 하루 강수량을 보였다”며 “지난해처럼 냉해나 장마철 태풍의 영향을 받게 된다면 과일과 채소 가격은 안정세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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