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일본을 데이터센터의 기지로 선택하고 있다. 전 세계가 AI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 속, 미국과 일본이 기술 동맹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라클 11조원, 아마존 20조원, 마이크로소프트(MS) 4조원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일본 내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미국 빅테크 기업의 행보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과 데이터 주권을 강조하려는 일본 정부의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오라클은 올해부터 10년간 80억달러(약 11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기존 도쿄와 오사카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를 증설한다고 전했다. 설비 투자와 더불어 정보 체제도 정비한다. 데이터 센터 내 고객 지원 담당 인력을 일본 국내 거주자로 한정한다. 이는 일본 정부 기관이나 금융사처럼 기밀 데이터를 취급하는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함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I 개발을 위해 일본에 대한 투자로는 역대 최대인 29억달러(약 4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동일본과 서일본의 데이터선터에 최첨단 화상 처리 반도체(GPU)를 투입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아마존도 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27년까지 145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한다.
연이어 일본과 미국의 AI 협력 소식을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플랫폼을 대상으로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 제정을 추진하자 미국대사관이 이를 저지한 바 있다.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AI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AI 관련 특허 및 지식재산권으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최대 3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최근 일본 공공기관 클라우드 제공 사업자로 선정된 ‘사쿠라인터넷’에게 보조금 6억엔(약 5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스마트폰경쟁촉진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자국 데이터의 외국으로 반출하지 않고 일본 내에서 통제하기 위함으로, 라인과 관련해 네이버에 자본 관계 재검토 요청을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흐름 속 업계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가 발간한 ‘AI인덱스2024’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AI 기술 접목으로 생산성 향상이 기대되는 국가 1위는 홍콩으로, 이스라엘과 일본이 뒤이었다. 한국은 10위였다. 또한 한국은 2022년 인구당 AI 특허수 1위였지만, 2023년에는 단 하나의 AI 모델도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좌우명 : 오늘보다 더 기대되는 내일을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