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식품업계, 고령층과 MZ세대 입맛 맞추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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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식품업계, 고령층과 MZ세대 입맛 맞추기 딜레마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4.05.1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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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고령화사회 진입, 실버세대와는 다른 액티브시니어
기존 환자식 개념에서 벗어난 케어푸드…시장 나날이 확장
지난달 서울 강남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2024 S/S 컬렉션을 입은 시니어 모델이 워킹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서울 강남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2024 S/S 컬렉션을 입은 시니어 모델이 워킹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초고령 사회로 인한 트렌드 변화에 시니어 계층으로 타깃을 변경한 식품업계의 행보가 주목된다.

11일 행정안전부의 2023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70대 이상 인구는 12.31%로 20대(12.07%)보다 많다. 70대 이상 인구(631만9402명)는 1년 전보다 약 23만명 늘어난 반면, 20대 인구(619만7486명)는 약 22만명 감소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노년층과 젊은층 간의 인구가 역전됐고, 내년부터 10명 중 2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다.

사회는 고령화되고 있지만, 개인은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고령에도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액티브시니어가 늘고 있다. 이들은 1970~1980년 고도의 성장기를 거치며 모은 자산과 쌓인 연금을 자신에게 투자하는 계층으로 연금·퇴직금과 용돈으로 여생을 소극적으로 보내는 실버세대와는 달리 '큰 손' 취급을 받는다.

실버세대는 경제적으로 풍족한 환경에 있어도 자신보다 가족 중심의 소비생활을 하거나 필요에 의한 지출 외에는 절약하지만, 액티브시니어는 예전보다 더 젊은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지만 어른으로서의 품위 역시 지키는 성향이 있다. LG경영연구원이 발간한 ‘향후 30년간 확대될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파워’ 보고서에 따르면 55~69세 전체의 소비지출금액은 25~39세의 0.9배로 15년 전 0.4배 수준에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시니어 인구의 증가로 55~69세 전체의 식료품 구입비는 젊은 세대의 거의 2배에 육박한다.

이에 식품업계는 액티브시니어를 위한 개인별 맞춤형 음식을 공략하고 있다. 대체로 음식물 섭취와 소화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식단과 정서적으로는 활기차지만 신체적으로 기능이 떨어지는 시니어를 위한 뼈·관절·연골·근육 건강 관리를 돕는 식품 등이다. 기존의 케어푸드는 비만자, 임산부 등 특별한 영양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위한 식품이나 질병, 수술 등으로 영양공급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식품이었지만, 최근에는 고령친화식단, 저염저당식단, 고단백식단 등 건강관리를 위한 일반 소비자용 맞춤형 영양식도 포함됐다.

매일유업은 이달 균형영양조제식품, 혼합음료, 당뇨환자용 영양조제식품 등 메디웰 5종을 리뉴얼 출시했다. 기존 환자식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을 위한 고령친화식 제품 등 케어푸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CJ프레시웨이의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헬씨누리는 지난 14일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B2B시장을 공략 중이다. 고령층 환자를 위한 케어푸드 등 맞춤 식자재 유통은 물론 영양 교육·컨설팅, 위생관리 등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급식 서비스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워홈의 케어푸드 브랜드 케어플러스는 카카오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기반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동연구를 통해 AI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17년 국내 최초로 연화식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소프트를 선보였고, 2020년 집으로 직접 배송해주는 맞춤형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론칭하고 B2C 판매에 나섰다. 지난 1월에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과 시니어 특화 케어푸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치아가 약한 고령층을 위한 연화식 등 시니어 특화 케어푸드 공동개발에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2021년 2조5000억원에서 2025년 3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케어푸드의 범위가 영양식까지 확장되면서, 식품사들의 투자 및 사업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령층의 입맛을 잡으려면 수익성이 줄어들고 고정비가 증가한다는 한계도 있다. 케어푸드는 영양관리가 핵심인만큼 연구·개발비가 높은 반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매출이 눈에 띄게 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사들은 바이럴에 강한 MZ세대의 트렌드를 쫓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두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액티브시니어는 MZ세대 못지 않게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을 향유하고, 그 이상의 소비력을 가지고 있다”며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환자식으로만 여기던 케어푸드의 대상이 일반 소비자로 확장되면서 앞으로도 계속 시니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케어푸드 제품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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