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교통정리 비판 목소리도…당심도 추미애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추미애 대세론'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정성호·조정식 의원의 자진 사퇴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류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에 우원식 의원이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당심 등에서 추 당선인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16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선자 총회를 열고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를 선출한다. 당초 6선 조 의원과 추 당선인, 5선 정 의원과 우 의원이 후보 등록에 나섰지만, 조 의원과 정 의원이 자진 사퇴하면서 추 당선인과 우 의원의 '2파전'이 성사됐다.
앞서 제1당 최다선자가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사무총장직을 맡으며 이 대표와 함께 4·10 총선을 이끈 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게추가 급격히 추 당선인에게 기울었다. 여기에 친명계 좌장인 정 의원까지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추미애 대세론'이 굳어졌다.
우 의원은 후보자들 간 교통 정리에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 12일 '조정식-추미애' 후보 회동 이후 입장문을 내고 "결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22대 당선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언급했다.
친명계 핵심인 두 인사가 잇따라 중도 사퇴하자 중진을 중심으로 '명심'에 따른 교통 정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또 다른 친명계 핵심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최근 4명의 국회의장 경선 후보자를 차례로 만나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 연임을 위해서는 친이재명계 내부가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알려지면서 이러한 해석에 더욱 힘이 실렸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를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는 건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며 "민주당은 상향식 공천, 당내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정당인데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어느 대표나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은 '명심'에 따른 교통 정리라는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명심으로 인한 국회의장 후보 교통 정리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경선 후보들을 만난 것에 대해서도 "박찬대 의원은 당의 3선 중진 의원이고 원내대표이니 만나서 당내 상황이나 국회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순 있다"며 "박 원내대표가 (다른 의장 후보들에게) 가서 뭔가를 정리한다는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명심'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과 총선 상황실장을 지낸 김민석 의원,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 등은 공개적으로 추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강성 친명 조직으로 당 최대 의원 모임으로 격상한 더민주혁신회의와 당내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등도 추 당선인 지지로 사실상 뜻을 모았다.
당심도 추 당선인에게 향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당원은 지난 14일 2만1054명이 추 당선인 지지에 동의했다며 추 당선인의 국회의장 후보 추대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부를 당에 전달했다. 이들은 "국회의장 지지도를 묻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추 당선인은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며 "이것이 민심이자 당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