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적 과반 이상 득표…부의장엔 이학영 의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이 추미애 당선인(6선)을 꺾고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당초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과 당심 모두 추 당선인에 쏠렸다는 관측과 달리 우 의원은 재적 과반을 달성했다. 국회부의장 후보엔 이학영 의원(4선)이 민홍철·남인순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민주당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우 의원은 추 당선인을 누르고 재적 과반 이상 득표에 성공해 국회의장 후보로 낙점됐다. 이번 의장 선거 총 투표수 169표 중 유효 169표 무효는 0표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구체적인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이자 입법부 수장으로 내정된 우 의원은 당선 수락 인사에서 "171분의 22대 민주당 당선인들께서 힘을 모아주셔서 저에게 큰 숙제 또 일을 맡겨주셨다"며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이 일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총선)는 너무나 분명한 민심을 국민들이 우리에게 알려줬다. 민심이 만들어낸 국회이고 민심 뜻을 따라 국회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출신 의장이 부의장과 함께 끌어가는 국회는 반드시 나라를 나라답게 하고 국민 살기 좋게 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장의 '기계적 중립'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듯 '민심'을 바탕으로 여야 협치에 나서겠다고 피력했다. 우 의원은 "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 민심을 반영해 나가는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고통 나누면서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171명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손잡고 국회에서 국민의 바른 뜻을 가지고 여당 의원들과도 함께 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의장 경선은 6선의 추미애 당선인과 조정식 의원, 5선의 정성호·우원식 의원 '4파전'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주류 친명(친이재명)계 유력 후보들이 자진 사퇴하면서 '명심'을 중심으로 교통 정리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추 당선인과 동일한 6선이자 유력 후보인 조 의원이 사퇴하자 '추미애 국회의장'에 무게가 쏠린 바 있다. 추 당선인에 대한 당원의 압도적 지지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이재명 대표는 경선에서 '추미애 대세론'을 뒤집고 우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에 선출된 것에 대해 "당선자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게 당심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의장 선거 과정에서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있다'는 질문엔 "나도 (다른 당선인들과 같은) 한 표"라며 "어떤 후보든 국민의 뜻에 맞게 의장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 국회부의장 후보에는 이학영 의원이 민홍철·남인순 의원과 3파전을 치른 끝에 선출됐다. 이 의원은 "국민 여러분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민주당의 국회가 되겠다고 약속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회의장은 관례에 따라 원내 1당 소속 의원이 맡는다. 이날 민주당 국회의장단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는 다음달 5일로 예정된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여야 무기명 투표를 거쳐 최종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