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부권을 협상 카드로 쓰라는 말···野와 전면전 부추기는 것"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특검법을 즉각 공포하고 이를 출발점 삼아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인내심을 또 시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초선 당선인을 만나 대통령 거부권을 협상 카드로 쓰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총선 민심을 받들 계획과 과제를 논의할 자리에서 야당과의 전면전을 부추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선 민심을 받들겠다고 하더니 왜 국민의 뜻과 반대로만 가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해 변화의 시작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오는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대통령실은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줄곧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해왔다.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야당이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라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특검 취지를 보더라도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 수사 관계자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일단 믿고 지켜보는 게 옳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 통합이다. 당선될 때까지는 특정 세력을 대표하더라도 당선된 후에는 전 국민을 대표해야 하는 게 대통령"이라며 "총선 민심을 받들겠다더니 왜 국민의 뜻과 반대로 가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민심을 거역한 권력 남용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의 민생 대책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건전 재정이라는 이름으로 긴축재정을 고집하며 온 국민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언제까지 참고 견디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초보적인 경제 상식을 하나 말씀드리면 경제의 흐름은 앞으로 계속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어려우니 (재정을) 아끼자고 하는 것은 자본과 역량이 부족한 개발 초기 1970년대식 사고가 아닌가. 조금 더 복합적이고 스마트한 사고를 해 주기를 정책당국에 요청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