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쪽선 '수주 경쟁' 저쪽선 '소송전'…한화 vs 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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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쪽선 '수주 경쟁' 저쪽선 '소송전'…한화 vs HD현대
  • 서영준 기자
  • 승인 2024.05.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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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이어 한화오션도 필리핀 함정 사업 참여
국내에선 KDDX 사업을 두고 소송전…K-방산 찬물 우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국내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사건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는 한편 해외에서는 캐나다, 호주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도 함정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필리핀은 해군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2016년부터 호라이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계획은 호위함 6척과 초계함 12척 등을 확보하는 것으로,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해 호위함 2척과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함정 10척을 수주했다. 이 중 호위함 2척을 인도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잠수함 2척을 추가하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필리핀 국방부 차관은 한화오션의 잠수함 건조 및 정비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했다. 필리핀 측은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 설계·건조한 장보고-Ⅲ(KSS-Ⅲ)에 관심을 보였고, 한화오션은 2800톤급 장보고-Ⅲ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갈등이 고조되면서 동남아 국가들의 방산 수요가 늘고 있다. 영국 군사정보기업 제인스에 따르면,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방산 지출 규모는 2023년 10조6344억원에서 2030년 약 13조2930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방산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는 만큼 동남아 내에서도 수주경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기업은 국내에선 KDDX 사업을 두고 첨예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총 7조8000억원을 들여 미니 이지스함(6000t급)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자사 직원들이 경쟁사인 한화오션을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한화오션이 KDDX 관련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 HD현대중공업 임원 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경찰에 고발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갈등의 발단은 방사청의 기본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한화오션 KDDX 보고서(3급 군사기밀)를 불법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해당 직원들은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법원 판결로 일단락됐나 싶었던 갈등은 방위사업청이 지난 2월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제재 대신 행정지도 처분을 내리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HD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한화오션은 지난 3월 경찰에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 정황을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냈고, 피의자 신문조서 등 일부 수사 기록을 공개했다. 이에 맞서 HD현대중공업은 "피의자 신문조서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해 악의적으로 편집하고 임원이 개입한 것처럼 둔갑시켰다"며 한화오션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국내 방위 산업 전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로 역대급 호황기를 맞고 있는데 양사의 소송전이 업계 전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방사청 등의 사업 추진 방식의 결정이 늦어져 KDDX 사업 자체가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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