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전세 사기 피해자 대상 간담회 진행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최근 '3국정조사 3특별검사(3국조 3특검)' 추진을 예고한 조국혁신당이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아 여권 압박 행보에 나섰다.
'3국조 3특검' 추진 등 대여 전선을 넓히는 상황에서 보수 심장부를 찾아 영역 확장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조국 대표가 개헌까지 거론하는 만큼 조국혁신당의 대여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2일 경남 합천군에 있는 일해공원에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호(일해·日海)'를 딴 공원 명칭을 되돌리라고 요구했다. 조국 대표는 "전두환 씨는 5·18 광주 학살 주범으로 반란과 내란 수괴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그런 독재자 호(號)를 빌려 군민이 이용하는 공원에 사용한다는 것은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전씨의 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논란이 17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합천군은 해당 공원 명칭 변경 여부에 대한 주민 공론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조 대표는 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직접 현장을 찾아 명칭 변경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정부·여당 조치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 문제는 합천군에만 맡길 일은 아니다. 정부와 국토교통부가 나서야 한다"며 "국민의힘에게 요구한다.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며 "국민의힘은 약속한 바대로 이 문제를 바로잡는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 혁신당은 공원이 다시 군민이 원하는 이름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 대표는 대구시당 당원과 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도 개최했다. 조국 대표가 대구를 방문한 것은 지난 총선 이후 처음이다. 앞서 조 대표는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달 9일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이날 방문은 보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서 당원 결집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지역 현안에 귀를 기울이면서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당원 간담회뿐만 아니라 대구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 및 간담회, 한국 원폭 피해자 단체와 면담을 진행하며 관련 현안을 듣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정치권에선 조 대표의 대구 방문에 대해 최근 조국혁신당의 대정부 공세 연장선이란 시각이 많다. 실제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지난 21일 '3국조 3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라인 사태 △새만금 잼버리 사태 및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언론 장악 등 3개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와 △해병대원 특검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 △한동훈 특검 등 3개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연대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회견에서 "오늘 제안한 '3특검 3국조'는 조국혁신당만의 주장이 아니라, 야당에서 공감대가 형성됐고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들"이라며 "특검과 국조를 거부하는 자들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의 대여 공세는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사실상 국정 기조 전환을 거부하면서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정권 심판' 민심이 불러온 결과인 점을 고려할 때 기존 추진을 예고했던 김건희·한동훈 특검법 등에서 한층 전선을 확대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 임기부터 단축하는 방식의 '제7공화국 개헌'을 들고나왔다. 윤 대통령의 수용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대여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명예롭게 자신의 임기 단축에 동의하고 개헌에 동의한다면 지금까지 국정운영 실패, 무능·무책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헌법을 바꿨다는 점에서 기여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개헌안 수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