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초래에 불만···"당 원로가 졸렬"
차기 대선 출마 '빌드 업' 분석도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의 비판이 계속되면서 당 내홍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홍 시장의 강성 발언이 당의 분란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홍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등 거대 야당의 공세 속에서 당이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한 전 위원장의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아지자 홍 시장은 연일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날 선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에게 당이 한번 점령당했으면 됐지 문재인 믿고 우리를 그렇게 못살게 괴롭힌 어린애에게 또 다시 점령당하란 말인가"라며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설을 겨냥했다.
또 "올림픽 출전을 좌절시킨 황선홍 감독을 국가대표 (축구) 감독을 시키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그런 배알도 없는 당이라면 해체하고 다시 시작하는 게 한국 정통 보수정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맹폭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앞에서 모두 굽실거리며 떠받드는 것을 보고 더더욱 배알도 없는 당이라고 느꼈다"며 "더 기가 막힌 것은 총선을 말아 먹은 애한테 또 기웃거리는 당내 일부 세력들을 보고 이 당은 가망이 없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에는 "초짜 당 대표가 되면 이 당은 가망이 없어 나도 거취를 결정할지도 모른다”고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한동훈 전대 출마'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후 "탈당하는 때는 정계 은퇴할 때"라며 수습하기도 했다.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날 선 비판이 계속되자 당내에서도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야권의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대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해진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싫다는 거 아닌가"라며 "계속 후배한테 고춧가루나 뿌리는 건 당의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분인데 졸렬하고, 좀 그렇다"고 홍 시장을 직격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수희 전 의원도 "성질 고약한 어르신 느낌"이라며 "한 전 위원장 (전대)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인데,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어쩌겠나. 그냥 있는 거다. 속으로 잘 안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비꼬았다.
한 전 위원장을 차기 대선 경쟁자로 보고 이에 대한 견제 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욱 서울 서초을 당선인은 이날 SBS라디오에 "홍 시장은 5선 국회의원, 도지사와 광역시장까지 한 정치 10단으로 그냥 감정으로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다음 대선을 바라보고 장기적인 포석, 소위 대선 출마의 빌드 업으로 지금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