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국 협력 체제 성장 발판 마련"
기시다 "폭넓은 분야 협력 추진 결의"
리창 "다음 단계 3국 협력 계획 설계"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중일 정상이 3국 협력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향후 인적·문화적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 조성과 안전한 공급망 구축 등 경제 협력은 물론 환경 문제, 공중보건 위기, 초국경 범죄에서도 힘을 모아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문제에서는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는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2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인적 교류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도모 △경제 통상 협력 △보건 및 고령화 대응 협력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협력 △재난 및 안전 협력 등 6대 중점 협력 분야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협력 체제가 정상화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을 기점으로 3국 정상회의는 정상화됐고,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한중일 협력체제가 앞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2025년과 2026년을 '한중 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해 인적·문화적 교류를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3국의 인적 교류 확대로 세 나라가 당면한 공통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시다 총리는 "세 정상은 지역의 평화와 번영의 막중한 책임을 공유하는 우리 3국이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했다"며 "일한중 3국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키우기 위한 인적 교류의 중요성과 저출생·고령화 대책과 같은 3국 공통의 사회·경제적 과제 해결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전체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일중한 3국과 아세안의 협력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그 일환으로 신속 금융 프로그램 창설 등 아세안과의 협력이 꾸준히 진전되고 있음을 세 정상은 환영했다"고 밝혔다.
리창 중국 총리도 "중한일 3국은 전략적인 소통과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진정으로 공동 발전 추진과 국민 복지 향상에 입각해 다음 단계 3국 협력 계획을 설계해야 한다"며 "이를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감으로써 3국은 올바른 궤도에서 발전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더 높은 수준의 협력 상생에 주목해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한일 정상회의 공동선언을 채택함으로써 광범위의 협력을 착실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세 정상은 3국의 협력 강화와 인적 교류 확대 등에서는 큰 이견이 없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미묘한 견해차를 보였다. 한국과 일본 정상은 공개적으로 북한의 정찰 위성 발사 예고에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한 반면 중국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갔다.
윤 대통령은 "한일중 3국 공통의 핵심 이익인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오늘 예고한 소위 위성 발사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지역 및 국제 정세에 관해서는 먼저 제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예고와 관련해 만약에 발사를 감행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강력히 그 중지를 촉구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안정이 일중한 우리 3국에 공동의 이익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비해 리 총리는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진하는 데 유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고 복잡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며 한미일의 강경 대응을 경계했다.
또한 리 총리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여기에 동조하는 한국과 일본을 향해 "중한일 3국은 예민한 문제와 갈등, 이견을 선처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해 주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에서의 안정, 안전을 함께 수호하고, 지역과 세계 평화 안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