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활용도 제고·한중일 FTA 협상 재개 주문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직후 열린 '제8차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3개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1999년부터 시작된 한일중 3국 협력이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지난 25년은 수천 년을 이어온 3국 간 교류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긴밀하고 호혜적인 협력으로 경제적·문화적 번영을 이룬 시기였다"며 3개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3개국이 "동북아를 넘어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공동으로 대응하자"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는 개별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문제다. 3국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3국 모두 주요 에너지 수입국으로 경제성장과 탄소감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원전,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무탄소 에너지의 강점을 보유한 3국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글로벌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출범한 무탄소 에너지 연합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좋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한일중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3국 정부와 기업이 함께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역내 교역과 투자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3국간 교육 투자 플랫폼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일중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조속히 재개해 경제협력 기반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는 3국 관계의 안전판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3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포용적 동반 성장을 위한 협력에 나서자고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성장의 기적을 이룬 나라다. 우리의 경험을 활용해 전 세계가 함께 발전하고 번영하는 길에 적극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달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해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 눈높이에 맞는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사우스(저위도 개발도상국)' 국가들과의 포용적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일중+X 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사막화 방지, 해양생태계 보존, 플라스틱 오염 감축 등 취약국 지원에 함께 나서야 한다"며 "이러한 공동 협력은 3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열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K팝의 전세계적 흥행이 3국 협력의 표상과 다름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K팝 그룹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한중일 청년들을 보면서 3국 협력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3국 경제인들이 힘을 모은다면 우리 3국이 세계를 이끄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밋에서 한중일 기업인들은 3국 기업들간 대화를 위한 실무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은 2009년 북경에서 한중일 정상회담과 함께 처음 개최된 이후 3개국 정상회담과 더불어 개최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직전 3개국 정상회담이 개최됐던 2019년 이후 약 4.5년 만에 열린 것이다.
한국에서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일본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 중국에서는 런홍빈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등 각국의 정재계 주요 인사 약 240여 명이 참석해 3국의 경제 협력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