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양안관계·라인야후 등 '원론적 논의'만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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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양안관계·라인야후 등 '원론적 논의'만 거듭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5.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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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성과 불구 '민감 현안' 기존 입장 그대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27일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3개국이 FTA 2단계 협상 재개, 공급망 협력 확대 등 경제·무역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상호 이견을 보이던 '민감 현안'에 대해서는 각국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원론적 수준의 논의만이 거듭됐다.

이날 중국 현지 언론들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26일 개최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간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과거처럼 흔들림 없이 한중 관계 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대륙과 타이완섬, 홍콩, 마카오 등의 유일 합법 정부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라는 중국측 입장이다. 반면 대만(중화민국)은 합법 정부를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 '원칙'을 둘러싸고 국제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 1992년 한국과 대만, 한중 수교 이래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관해 중국 측의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중국 정부가 합법 정부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양안 무력 통일 등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외교부는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번영에도 중요하다"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중국에 다시 전달하는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이 최근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의 취임식에 한국 국회의원들이 참석하며 양국 간 마찰이 다소 발생한 상황에서, 이웃 국가인 한국이 변함 없이 양안 관계에 있어 중국을 지지한다는 대내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한국의 동의 없는 이러한 메시지 발표가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 일본과의 '라인 사태' 등에서도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한국 기업 네이버가 지분 50%를 보유한 라인야후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행정지도를 내린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현재 관심사인 라인야후 문제를 한일 정상회담에서 먼저 거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국내 기업인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는 이 현안을 한일 외교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번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해 어디까지나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 보라는 요구사항"이라며 실질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 정부 사이에 초기 단계부터 이 문제를 잘 소통하면서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과 중국의 경우에도 후쿠시마 해산물 수입 등을 놓고 이견을 봉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중일 정상회담에서 리 총리에게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즉시 철폐하라"고 요구했으나, 리 총리는 실무 레벨의 협의를 진행하자는 답변을 남겼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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