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게임형 확률 아이템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며 이와 관련해 게임업계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크래프톤과 컴투스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크래프톤과 컴투스 본사에 조사관을 보냈다. 이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확률 정보를 거짓 고지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함으로, 문제가 된 게임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컴투스의 '스타시드:아스니아 트리거'다. 공정위는 해당 게임에서 아이템 등장 확률이 공개된 정보와 다르다는 정황을 포착해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올 초 넥슨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 4200만원을 부과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인기 아이템의 확률을 의도적으로 낮췄고, 그 사실을 숨겼다. 이를 계기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며, 지난 3월부터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됐다. 이후부터 엔씨소프트, 그라비티, 위메이드, 웹젠 등 게임 업계 전반에 걸쳐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게임 내 공정한 생태계 조성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확률형 아이템 관련 모니터링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확률 조작같은 이용자 기만행위나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 개정 이전에도 온라인 게임 서비스 업체의 기만행위 등으로 실제 피해를 입은 이용자를 구제하기 위한 집단분쟁조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 결과 6000명 이상이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으며, 이외에도 관련 문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28일 공정위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및 관련 정책 추진현황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 공략집’을 공개했다.
공략집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 및 종류 △확률 정보 표시 위치 및 방법 △신고 창구 △확률 조작이나 거짓 확률에 대한 검증 절차 등과 관련된 내용이 문답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나아가 실제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 한국소비자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는 절차를 안내하고, 게임이용자가 입은 손해를 쉽게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전자상거래법상 동의의결제도, 게임산업법상 소송 특례도 소개하고 있다.
공정위를 비롯해 관련 정부 기관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를 단속하고 있으며, 그 결과 국내 48건, 국외 102건 등 총 150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이 중 시정요청을 통해 현재 54건이 조치 완료했다. 또한 일부 게임사가 회사 차원에서 일반 이용자는 획득할 수 없는 ‘슈퍼계정’을 만들어 은밀하게 게임에 투입시키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게임 이용자들의 아이템 구매를 유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확률 공개 대상은 ‘유상 아이템’인데, 대부분의 게임 내에서는 아이템은 비과금 재화나 과금 재화를 혼합해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기준이 명확히 않아 자율규제와 다르지 않아 오히려 유저와 기업에게 더 많은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공략집과 개정안에는 해외 게임사에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예시가 없어, 국내 게임사에 대한 역차별이 될지도 모른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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