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허 확보는 부진…대·중소기업 생산액 격차도 해결할 문제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확대…전용 R&D·M&A 지원·규제특례 등 혜택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수출 성장의 견인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기술개발 투자로 소재의 해외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성과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도 정부 지원을 통해 자생력 구축에 한발 나아가는 중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출이 살아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소부장 산업이 있다. 4일 기획재정부 발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전 산업 수출 중 소부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0.29%로, 무역 적자를 만회하는 역할을 했다. 2022년 역시 전산업 대비 소부장 산업의 수출 비중은 55%, 무역수지는 109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투자업계는 소부장 기업들의 견실한 성장세에 주목하며 재조명하는 분위기다.
반면, 우리 소부장 기업들은 기술수준과 글로벌 특허 확보 등에서 주요국 대비 부진한 편이었다. 글로벌 특허는 해외시장 진출과 연결되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중소기업 간 생산 격차도 심각했다. 소부장 기업 규모별 생산액을 살펴보면, 2%에 해당하는 300인 이상 기업이 전체 소부장 생산액의 55%를 차지했다. 소부장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 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취약점을 개선하고자 정부는 지난 4월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확대 개편안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소부장 초격차 기술 개발 정책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등 주력 7대 분야에 우주·항공, 방산, 수소 등을 신규로 포함해 경쟁력 있는 소부장 키우기에 나선다. 7대 분야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금속, 전기전자, 기초화확, 바이오 등이 포함된다. 10대 주력 산업 분야는 연구개발(R&D) 지원, 해외 인수합병(M&A) 세제 지원, 지방투자보조금 혜택, 규제특례 등을 적용받는다.
일례로 10대 주력 산업 분야 중소기업들은 ‘투자연계형기술확보지원사업’을 통해 해외기업이 보유한 핵심전략기술을 취득·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 취득·활용 방식으로는 지분투자, M&A, 기술이전, 합작법인 설립, 전략적 제휴 등이 있다. 사업을 통해 소부장 중소기업은 해외기업 매물 정보 제공과 기술확보 전략 수립 등을 지원받는다. 기술가치평가·법률·회계실사, M&A컨설팅 등에 소요되는 비용도 지원된다.
한편, 지난달 산업통산자원부는 소부장으뜸기업 총 86개사를 선정해 기업 성장 전 주기에 걸친 지원도 약속했다. 선정된 으뜸기업에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한 성장사다리 기업 8개사도 포함된다. 선정된 기업들은 5년간 최대 250억원의 전용 R&D 예산, 수요기업 양산평가 우선 지원, KOTRA 글로벌 파트너링(GP) 사업 연계 등을 지원받는다.
일례로 으뜸기업들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원천기술형 연구개발의 경우 중견기업은 연구비의 최대 70%, 중소기업은 최대 75%를 지원을 받는다.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으뜸기업이 신청해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 으뜸기업이 아니더라도 으뜸기업과 함께 연구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길로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