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올해 말 김경수 중심 '비명' 결집 전망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당원권 강화 및 당대표의 대선 출마 시 1년 전 사퇴 규정 폐지를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 추진에 나섰다. 이를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맞춤식 당헌·당규 개정'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4·10 총선 국면에서 '공천 학살'을 겪은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의 결집 여부가 주목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 재출마 또는 추대 형식으로 연임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당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출마 1년 전 대표직이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규정을 바꾸는 방안 등이 담긴 당헌·당규 개정 시안을 의원들에게 배포한 바 있다. 이는 지도부의 2027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고려해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로, 사실상 이 대표의 연임과 대선 출마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 민주당은 국회의장단 후보자 및 원내대표 경선에 권리당원 유효투표 결과의 20%를 반영하는 등 '당원권 강화'를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2년 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가지는 시·도당위원장 선출에 권리당원의 표심을 확대 반영하는 실무 작업에 이미 착수한 상태다. 이 역시 현재 압도적인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상황을 바탕으로 이 대표가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사당화'를 중단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날 이 대표와 5선 의원들 간의 오찬 간담회에서는 하달식 당헌·당규 개정이 중도층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대표는 초선~5선까지 차례로 선수별 오찬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각의 비판에도 당헌·당규 개정이 불발될 확률은 낮다. 총선을 계기로 '친이(친이재명)계'를 자처하는 이들로 의원들이 이미 '물갈이' 됐고, 지역위원장 역시 최근 재인선 절차를 밟으며 이 대표에 반발할 당내 세력의 구심점을 찾기 어렵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는 당원들도 약 15~20% 남짓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총선 이후 잠잠했던 '비명계'가 세를 모으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중심으로 한 비명계 결집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 전 의원은 "'비명'에는 친명을 제외한 친노, 친문, 386, 동교동이 모두 포함된다"며 "만약 8월 전당대회가 지나고 연말쯤 김경수 전 지사가 귀국을 하고 나면 친문 등에서 태세 정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순탄하게 야당 내부가 흘러갈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