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 확대 대신 내실 챙기기 나선 이커머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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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 확대 대신 내실 챙기기 나선 이커머스, 이유는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6.10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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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따른 소비심리 위축, C커머스 공습 여파
11번가·롯데온 등 인력감축 통한 비용절감 노력
이커머스 업계가 외형적 성장 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내실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외형적 성장 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가중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초저가로 무장한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사세 확장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원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고강도 재무 다이어트를 통해 경영 효율화와 재무 건전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몸집 줄이기 일환으로 비효율 사업 정리, 인력 감축, 사옥 이전 등이 대표적이다.
새 주인 찾기에 주력하고 있는 11번가는 고강도 체질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FI(재무적투자자) 주도 하 강제매각 수순에 들어간 만큼, 기업가치 극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오는 9월 사옥을 기존 서울스퀘어에서 경기도 광명 소재 유플래닛 타워로 이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7년부터 옛 대우그룹 본사였던 서울스퀘어 5개층을 사옥으로 사용해왔다. 사옥 이전을 통해 연간 수십억원대 임대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1번가는 지난해말 만35세 이상 직원 가운데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1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대상자 범위를 모든 사원으로 확대·적용해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홈앤카’, ‘티켓 11번가 등 서비스도 종료했다. 롯데온은 지난 5일 임직원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시기인 2020년 4월 회사 출범 이래 처음 실시하는 희망퇴직이다. 대상은 근속 3년 이상 직원이다. 퇴직 시 6개월치 급여를 한번에 수령하거나 6개월간 유급휴직을 거쳐 퇴사하는 조건이다. 배송 효율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작년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은 데 이어 ‘바로배송 서비스’도 지난 4월을 끝으로 마감했다. 올초 롯데마트몰에서 운영하던 ‘스마트픽 서비스’를 ‘주류 픽업 서비스’로 개편하고,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다’를 새로 구축했다.
현재 롯데온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면서 누적 적자만 5000억원에 달한다.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98억원을 기록하며 덩치를 키웠지만, 영업손실이 224억원으로 전년(200억) 보다 12% 늘었다. 뷰티 플랫폼 ‘화해’ 버드뷰는 지난해 10월 구조조정 칼을 꺼내들은 결과,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회사를 떠났다. 위메프도 지난해 5월 이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월 급여 3개월치를 지급하고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계열사인 SSG닷컴과 G마켓은 적자 늪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가운데, 물류 효율화에 힘을 쏟고 있다. SSG닷컴은 쓱배송과 새벽배송, 김포 네오(NEO)센터 두곳과 오포에 구축한 첨단 물류센터 운영 등을 CJ대한통운에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G마켓도 ‘스마일배송’을 CJ대한통운에 맡기기로 했다. 스마일 배송은 하루 10만건 물량의 익일 합배송 서비스다. 이같이 비용 슬림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지만, 업황 먹구름이 가시지 않아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4로 전월 대비 2.3포인트(p) 떨어졌다. 또한, 일명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일컬어지는 C커머스의 출현으로 국내 온라인 시장 경쟁이 격화돼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짝퉁 논란, 유해물질 검출 등 각종 문제를 불러일으켜 인기가 다소 사그라들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풍부한 자본력과 박리다매식 판매 전략으로 고물가 틈을 파고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C커머스 공습 등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비롯한 유통업계 내 불활실성이 커지면서 업체들이 비효율 사업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라며 “경쟁이 더욱 치열한 환경에 맞춰 앞으로도 기초 체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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