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野 '폭주'에도 與 '무기력'···국정 파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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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野 '폭주'에도 與 '무기력'···국정 파탄 우려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6.11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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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상임위' 다 뺏긴 與···남은 7개 받기도 어려워
野 상임위 독점 가시화···尹 국정동력 상실 불 보듯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이 10일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위해 모인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이 10일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위해 모인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원 구성 협상의 쟁점 상임위원회를 싹쓸이하면서 폭주하고 있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남은 7개 상임위원장직을 받을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상임위를 독식하면 주요 현안에 대한 국회의 대정부 공세가 더욱 거세져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이 파국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운영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구체적으로 △운영위원장 박찬대 △법사위원장 정청래 △교육위원장 김영호 △과방위원장 최민희 △행안위원장 신정훈 △문체위원장 전재수 △농해수위원장 어기구 △복지위원장 박주민 △환노위원장 안호영 △국토위원장 맹성규 △예결위원장 박정 의원이다.

앞서 민주당은 제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진전이 없자, 법정시한인 지난 7일 18개 상임·특별위원회 위원 명단과 11명의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 명단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우원식 의장은 전날 오후까지 여야 원내지도부와 회동하며 합의 도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민주당 명단에 포함된 상임위원장들에 대한 선출 투표를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운영·법사·과방위로 대표되는 '핵심 상임위'를 모두 차지했지만, 국민의힘으로선 이를 되돌릴 방법은 사실상 없다. 이에 "남은 7개 상임위를 가져가라"는 민주당 요구에 국민의힘이 응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이 가져간 11개 외 상임위는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보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7곳이다. 이들 상임위는 여야의 입법 쟁탈전 중심에선 다소 거리를 둔 상임위지만, 굵직한 쟁점들을 관장하는 상임위임은 틀림없다.

다만 정치권에선 주요 상임위를 모두 빼앗긴 국민의힘이 민주당에서 선심 쓰듯 내미는 7개 상임위원장직을 받아 들긴 어려울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에 "중요 상임위를 다 빼앗긴 마당에 7개 상임위를 받는 건 투쟁 동력과 명분 모두 상실시키는 일"이라며 "여당에서 그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남은 7개 상임위도 오는 13일까지 선출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우원식 의장에게 본회의 개최를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를 독식하는 상황은 윤석열 정부로선 피하고 싶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현 정부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선 각 상임위의 협조가 절실한데,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가져가면 이를 바라긴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 현안에 대한 야당의 공세도 더욱 거칠어질 전망이다. 일례로 국방위에서는 '채해병 사망 사건'을, 산자위에서는 '영일만 석유시추' 논쟁을 다룰 수 있다. 외통위와 정보위에서는 북한 관련 쟁점 사항이 거론될 수 있다. 야당이 마음만 먹는다면 청문회나 예산삭감 수준을 넘어 국정조사 추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가 모든 상임위에서 협조 대신 공세를 마주한다면 정부의 국정 운영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은 7개 상임위를 받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추후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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