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극단 은행나무의 신작 연극 <라스트 씨어터 맨>이 6월 13일(목) 오후 4시부터 티켓 오픈된다.
연극 <라스트 씨어터 맨>은 대학로의 한 소극장 ‘다시, 느티나무’에서 셋업 작업을 하던 시니어 무명배우 성종과 극장에 도둑이 들었다고 오해한 경비가 만나 이 극장이 지어진 이야기, 곧 폐관될 극장의 운명, 무명배우의 삶, 선배의 죽음, 10년 전 선배와의 약속 등의 이야기를 나누는 작품이다.
낯설고 어색하기만 한 두 사람의 만남은 어느새 서로를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는 만남으로 변해간다. 살아생전 선배와 이 극장에서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지만 이젠 절대로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비는 즉흥적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해보자고 제안한다. 황당무계하고 어리둥절한 제안이지만 적극적인 경비로 인해 둘은 함께 <고도를 기다리며> 속 어느 장면을 연기하게 된다.
이 작품의 극본을 쓴 정상미 작가는 일본 극단 분가쿠쟈(文學座) 연극연구소 연출부(48기)를 거쳐 201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그들의 약속>이 당선되면서 극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였고, 에세이 집필, 일본희곡번역을 병행하고 있다.
정상미 작가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2022년 기준 대학로 극장이 135개에 달하는데 이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줄어든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수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영상의 기술과 파급력이 막강한 이 시대에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계속 힘들고 ‘메이저’가 되지 않을 연극을 왜 계속 하고 있으며, 수익이 크게 발생하지도 않는 연극을 그 비싼 대학로 땅 위에서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주는 극장은 개관과 폐관을 반복하면서 왜 여전히 존재하는지 의문을 가졌지만 ‘좋아하니까 계속 하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 순정이 때로는 너무 외롭고 지칠 때도 있지만, 무대가 존재하는 한 연극인들은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임을 알기에 그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보내는 마음으로 이 희곡을 완성하면서 앞으로도 극을 계속 쓰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의 제작자이자 아이디어를 제공한 배우 이영석은 극단 은행나무의 대표로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중인 배우이다. 그리고 파트너인 배우 박상종은 제2회 임홍식 연극상을 수상하고 <나는 광주에 없었다>, <목련아래의 디오니소스>, <만선>, <낙타상자> 등의 작품에 출연을 한 배우로 두 배우의 흠잡을 수 없는 연기의 조화를 기대해 볼만 하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인간 개인의 내면, 인물의 통찰에 집중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극단 산수유 소속 김경빈 연출이 맡는다. 김경빈 연출은 2023년 제6회 노작홍사용 창작단막극제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최근 <바다 한가운데서>, <즐거운 우리집> 등을 연출했다.
김경빈 연출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이 시대 무명 배우들의 불안함과 열정이 담긴 삶을 바라보고, 원로 배우들만이 겪을 수 있는 고충을 들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일반 관객들에겐 연극 배우의 삶을 통해 연극의 가치를 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연극에 종사하는 관객들에겐 공감과 위로를 더 나아가 연극을 향한 ‘기다림’의 가치에 대해 드러내며 예술가들의 숙명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연극 <라스트 씨어터 맨>은 메세나지원사업에 선정돼 한국메세나협회 후원, 아주다남병원의 지원을 받아 공연하게 됐다. ㈜앰비즈가 기획으로 함께한다.
연극 <라스트 씨어터 맨>은 2024년 7월 6일(토)부터 7월 14일(일)까지 대학로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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