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中 견제도↑…WSJ "中 역시 불안할 것"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하며 '북러 밀착'이 심화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한 서방국들은 북러 간 무기 거래를 경계하며 러시아에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북러와 우호 관계를 지속한 중국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커린 잔피에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북러 협력 심화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세계 비확산 체제를 지지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준수하고, 러시아 침략에 맞서 자유와 독립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지지하는데 관심 있는 모두가 크게 우려해야 할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국가도 침략 전쟁을 촉진하는 도구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경계했다. 또 잔피에어 대변인은 "러시아는 유엔 헌장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국제체제를 약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러 밀착 상황을) 계속 주시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탄약과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해 불법적이고 도발적인 전쟁을 지속하는 것을 돕고 있다. 이 문제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과 한반도의 안보 우려와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양국 간 '자동 군사개입' 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러간 구체적인 협정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역내 안보와 안정을 증진하고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지원하는 확장 억제 노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역시 북러 무기 거래를 우려하면서, 중국에 북러와 거리를 둘 것을 주문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이후 "서방 동맹의 실패를 바랐던 중국, 북한, 이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본의 동맹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렌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어 "중국이 유럽 국가들과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할 수는 없다"며 "(북러 밀착에 대한)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중국이 현행처럼 (러시아 지원과 유럽과의 무역을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중국에 대한 제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처럼 '북러 밀착'에 대한 국제사회 압력이 고조되며 한때 '북중러' 3자 밀착 대상으로 언급되던 중국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서방의 제재가 시작되면 큰 외교적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북러회담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이것은 러시아와 조선(북한) 간의 양자 왕래"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답변했다.
앞서 린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거론되던 지난 13일 브리핑에서는 "관련 보도에 주목한다. 러시아와 조선(북한) 간의 쌍방 교류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해 논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원칙적으로 중국은 러시아가 관련 국가와 전통적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보도에서 '북러 밀착'이 심화된다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동북아시아의 역내 분쟁 장기화와 북한 군사력의 과도한 확장 가능성을 경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WSJ는 중국 역시 '북러 밀착'이 역내 미군 주둔 확대를 야기할 수 있어 불안감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