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식 "국정농단 특검 등 모두 야당 추천"
박성준 "민주적 통제 원리 이해 못하는 듯"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4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여당 자체 '채 상병 특검법' 제안과 관련해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일축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야당이 아닌 제3자에게 특검 추천권을 주는 별도의 '채 상병 특검법'을 제안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는 제안"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기본적으로 (한 전 위원장의 특검법은) 저희 당이 추진하는 특검법과는 다르다"며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한 것은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도록 했는데 국정농단 등의 특검은 모두 야당이 추천해 이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 입장에서 볼 때는 시간을 늦추거나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는 그런 제안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채 상병 특검 수용의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특검에 대해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경기라 진실 규명을 할 수 없다"며 대법원장과 같은 제3자가 특검을 지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7년 국회를 통과한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의혹 등 규명을 위한 '이명박 특검'을 예로 들었다. 해당 특검법에선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2명의 특검 후보를 의뢰해 추천을 받는 방식을 규정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전 위원장의 제3자 특검 추천 제안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못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채 해병 특검에 윗선 개입 의혹은 대통령실까지 연관된 문제 아닌가"라며 "(한 전 위원장이) 왜 국회에 특검 추천권을 줬는지에 대한 민주적 통제 원리를 잘 이해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행정부와 같은 권력 기관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이 있는, 국민의 선출을 받은 국회에 특검 추천권을 주는 것이 마땅하다"며 "대통령이 직접 개입됐다는 의혹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국회에 추천권을 주는 것이 맞다. 또 당사자라고 할 수가 있는 대통령실과 관련된 정당인 국민의힘에 추천권을 줘선 안 되는 것"이라고 따졌다.
한 전 위원장이 'BBK 특검'을 전례로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대법원장은 최후의 사법적 판단을 하지, 무슨 대법원장에게 수사할 수 있는 추천권을 주나"라며 "특검을 추천하고 최후 판단까지 하겠다는 건 민주적 통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재차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