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 속 다자 구도…셈법 복잡해져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민의힘이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잠룡들이 대거 당권에 도전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당초 '한동훈 대세론'이 거론됐지만,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셈법은 복잡해진 모습이다. 특히 최근 개정된 '당심 80%·민심 20%' 룰과 결선 투표 가능성은 경선 승리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윤상현 의원 '4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들은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공부모임' 주최 토론회에 참석,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 나·윤 의원은 후보자 등록일을 앞두고 잇따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중 한 전 위원장, 원 전 장관, 나 의원은 지난 23일에, 윤 의원은 지난 21일 예비 후보 중 가장 먼저 당 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냈다.
당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 전 위원장과 친윤(친윤석열)계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나 의원 간 양자 구도로 치러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윤 의원에 이어 원 전 장관까지 가세하면서 한 전 위원장 독주 속 다른 후보들의 도전 형태로 재편됐다.
경선이 4파전으로 확정되면서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도 흔들리고 있다. 선두를 달리는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한동훈 vs 반(反)한동훈' 전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특히 찐윤(진짜 친윤석열)계 원 전 장관이 당권에 도전하면서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실제 원 전 장관은 지난 20일 언론에 공지한 입장문을 통해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층과 민심에서 다른 후보들을 앞서며 '한동훈 대세론'이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변경된 룰이 '당원 투표 80%·일반 국민 여론조사 20%' 반영인 만큼 선거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만큼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당 주류 세력인 친윤계 지원 향방 등은 선거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선 투표 역시 변수 중 하나다. 당 대표 경선이 다자 구도로 흘러가면서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만약 한 전 위원장이 1위로 결선에 오르더라도 나머지 후보들이 '반한동훈'으로 연대한다면 1차 투표 결과를 뒤집을 여지도 있다. 반면 이번 선거가 4파전인 만큼 1차 투표에서 표가 분산, 한 전 위원장이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러닝메이트'인 최고위원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 전 위원장은 최고위원 후보로 장동혁·박정훈·진종오(청년) 의원을 영입했다. 원 전 장관은 전 혁신위원장인 인요한 의원과 김민전 의원을 찾아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중 인 의원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5일까지 숙고한 뒤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