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한국은행이 인공지능(AI) 기술 사용으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지만 중립금리를 높일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26일(현지시간) ‘2024년 하반기 미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AI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주요 투자은행(IB)의 연구 결과 검토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AI 기술 발달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노동생산성 향상과 물류시스템 등 공급망 개선으로 생산비용이 하락함에 따라 AI가 인플레이션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BNP파리바 보고서를 인용 “AI로 인해 노동생산성이 1%포인트 증가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대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생산성 향상이 가속하는 AI 기술 확산 시기에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지수 세부 항목별로 보면 의료·산업 및 소비자 서비스가 AI 발달로 인해 인플레이션 하락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가 투자수요를 끌어올려 중립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실질) 금리 수준을 말한다. 다만, 실제 현실에서는 직접 관찰할 수 없는 이론적 개념으로, 경제모형 등을 통해 추정만 할 수 있다.
보고서는 “미국의 중립금리는 생산성 증가 변동과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특히 정보기술(IT) 혁신에 따른 생산성 증가가 본격화된 1990년대 후반 이후 중립 금리가 생산성과 함께 급격히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AI로의 전환이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 확대로 이어진다면 중립금리를 높이고 이에 따라 실질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다만, AI가 인플레이션은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실질금리는 높이는 요인으로 각각 상반되게 영향을 미치면서 통화정책 수행의 불확실성은 높아 질 수 있다.
중립금리는 일반적으로 중앙은행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준거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