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추진 '방송4법'도 뇌관…국회의장 결단 관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야권이 '채 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해 6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예고하면서 상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야당은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4법,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일단 여야 합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야당이 처리하려는 법안이 모두 상정될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4일까지 예정된 6월 임시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4법(방송 3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7일 정책조정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쳐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우선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특검과 국정조사를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야당은 지난 21일 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특검법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추천한 특검 후보 2명 중 윤석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한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제3자 방식'의 특검법에 대해선 사실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정조사의 경우 박주민 해병대원사망사건진상규명TF(태스크포스) 단장과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지난 18일 국회 의안과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국정조사 요구서는 2~4일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요구서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관련 상임위를 회부해 조사할 위원회를 확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여당이 국조 위원 명단 제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야당 단독으로 명단을 제출하겠단 입장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방송3법'과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인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의 방통위법 개정안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방송 4법은 지난 25일 법사위를 통과했다.
이 밖에 야당은 당론으로 채택한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안도 함께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위원장 포함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중요 사안을 의결하는 건 김 위원장의 '직권남용'이자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민주당은 가급적 2일 본회의 보고 후 3일 표결을 기대하고 있다. 6월 임시회 마지막 날인 4일엔 여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방해) 등에 나설 경우 회기 종료로 무산될 수 있어서다.
다만 여야는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일정엔 합의했지만, 아직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을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주 우원식 의장 주재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여당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당은 야당의 법안 처리 강행 움직임에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카드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열쇠는 우 의장이 쥐고 있다. 일단 우 의원장은 이번주 여야와 만나 안건 처리와 관련해 합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야가 합의에 실패할 경우 정무적인 판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법안을 선별해 일부 법안만 6월 임시회 안에 처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4법은 6월 내 상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여야 간 첨예한 대치 끝에 재표결까지 진행한 바 있다. 때문에 이와 관련해 여야 간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판단, 야당이 희망하는 시기에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당 법안들이 통과된다면 21대에 이어 22대에서도 '거부권 정국'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김 위원장 탄핵안의 경우 최근 법사위를 통과한 점 등을 고려해 7월로 미뤄질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