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기시다' 후보군도 좁혀져…고노·이시바 출마 전망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등의 논란이 불거지며 기시다 후미오 현 일본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최근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9월 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가 재신임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오는 7일 시행될 도쿄도지사 선거가 그의 명운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6월28~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의 일본 내 지지율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월 내각이 출범한 이후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지난 2월과 동일한 수치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67%였다.
이처럼 기시다 총리에 대한 국민 불신이 깊어진 것은 앞서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나온 수익 일부를 부정한 방법으로 비자금 형태로 의원들에게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이후 스캔들 관련 의원에 징계를 내렸으나 관련 의원 중 절반은 책임을 지지 않았고, 진상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자민당 내에서는 오는 9월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 방식으로 총리직에서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자민당 원로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지난달 "총리 자신이 파벌 문제를 안고 있는데 책임을 지지 않고 오늘까지 와 있다"며 "일반 국민이 많은 불신감을 갖고 있다"고 기시다 총리에 대한 퇴진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재선 의지가 아직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실상 '여야 맞대결'로 치뤄지는 7일 도쿄도지사 선거 결과가 그의 재선 여부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민당은 4월 중의원 보궐선거와 5월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 등 굵직한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도쿄도지사 선거까지 패배할 경우 기시다 총리의 당내 기반은 크게 약화할 수밖에 없다. 반면 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를 지지율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현재 도쿄도지사 선거는 두 거물급 여성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두 후보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도쿄도지사 선거 3선에 도전하는 현직 고이케 유리코 지사의 경우 자민당·공명당 등 여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맞서는 렌호 후보는 야당인 입헌민주당·공산당·사민당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한편 자민당 내에서는 '포스트 기시다'를 노리는 차기 총재 선거 후보군도 속속 좁혀지고 있다. 우선 직전 2021년 선거의 결선 투표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패배했던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행정·재정개혁 담당상이 다시 총재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역시 총재 선거 입후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