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정신 나간 與' 발언에 국힘 반발 끝 파행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안건' 처리를 두고 격렬하게 맞붙었다. 여야 간 막말과 고성이 오간 끝에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이 연기됐다. 다만 야당이 주도한 '검사 탄핵안' 등은 보고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주도한 '채 상병 특검법'은 여야 간 대립 끝에 상정이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인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까지 준비했으나, 본회의가 산회되면서 취소됐다.
이날 파행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이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고 발언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후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 김 의원에게 사과할 것을 요청했지만, 김 의원이 거절하자 정회를 선언했다.
야당이 주도한 '검사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됐다. 탄핵소추안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민주당 의원 170명 공동 발의로 제출한 바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이재명 전 대표와 관련한 수사를 이끈 주요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탄핵소추 대상 검사는 총 4명이다. 이 대표의 대북 송금 수사를 담당한 박상용 검사와 대장동·백현동 수사를 맡았던 엄희준·강백신 검사, 국정농단 특검 과정에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와 뒷거래 의혹이 불거진 김영철 검사다.
국회법에 따라 이날 오후 본회의에 자동으로 보고된 탄핵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법사위는 해당 검사들의 비위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야당이 주도한 김홍일 탄핵소추안 역시 본회의에 보고됐다. 김 위원장이 오전 사의를 표명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수용하면서 탄핵안 보고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꼼수 사의'에 탄핵 대상자가 탄핵안 의결 전 자진 사퇴를 방지하기 위한 '김홍일 방지법'을 이날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6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기로 한 '방송 4법(방송 3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은 우 의장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아예 상정되지 않았다. 야당은 일단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한 이후 방송 4법 처리 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이 불발되면서 여야 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탄핵안 등에 대한 단순 보고는 가능하지만, 대정부질문을 위한 국회 본회의에서 안건 상정은 관례상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채 상병 1주기가 오는 19일인 만큼 이전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