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국내로 유입되는 수입재의 영향으로 철강사들은 오랫동안 생산 물량을 국내가 아닌 수출로 소화해야 하는 기형적인 수출입 구조가 고착돼 왔다. 독일과 일본이 자국의 고품질 국산 소재를 적극 사용해 자국 시장에서 철강 수입 비중이 각각 16%와 10%에 그치는데 비해 한국의 철강 수입 비중은 30% 이상이다.
이는 국산 철강제품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생산 기반은 물론 철강산업과 수요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구조로 갈 수 밖에 없다. 철강업계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던 제품을 국산화해 원가절감과 기술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기술연구원은 현재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해당 기술은 수소를 이용해 유동환원로에서 환원철을 제조한 후 전기용융로에서 인조흑연 전극봉을 이용해 전기아크를 발생시켜 쇳물을 제조하는 방식으로 전극봉의 안정적인 사용이 전기용융로 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전기로에 사용되는 전극봉은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공급과 관련한 이슈가 자주 발생해 안정적인 수급이 필요한 주요 소재다. 포스코 기술연구원은 전기로용 전극봉의 안정적인 국내 수급을 목표로 금오공대와 카보랩, 금성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순수 국내기술이 적용된 인조흑연 전극봉 개발에 착수했고, 약 1년여 간 연구를 거쳐 국내 최초 인조흑연 전극봉 시제품 제조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내진·내화 복합 성능 H형강은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한 기술 개발을 통한 저탄소 제품 국산화 성과를 인정받아 기계·소재 분야 국가개발 우수 성과 19개 중에 선정됐다. 구조물의 고층화 추세에 따라 지진·화재 증의 재해에 대비하는 중요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의의가 있다.
특히 2017년 국내 최초로 내진 강재 브랜드인 'H CORE'를 출시하고 내진 강재를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기존에 철근, 형강 등 내진 설계에 적용 가능한 일부 건설 강재에만 한정됐던 H CORE 브랜드를 확대해 토목, 건출, 플랜트 등 건설 전 분야의 공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후판, 강관, 열연 강판, 냉연 강판 등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클래드 후판' 상업화에 성공했다. 클래드 후판은 국내 수요가 연평균 2만톤 수준이나 공급 가능한 철강사가 없어 대부분 미국산과 일본산에 의존해왔다. 후판에 스테인리스를 얇게 붙인 '클래드 후판'으로 강도와 내식성을 함께 충족함과 동시에 스테인리스만 단독으로 사용한 후판 대비 원가경쟁력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