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전당대회 흥행 위한 출마"…비판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김두관 전 경상남도 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단순히 이재명 전 대표의 '페이스 메이커(스포츠 등에서 주자의 완주 도우미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김두관 전 지사는 오는 8월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 결심을 굳히고 다음주 중 출마 선언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전 지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민주 DNA'가 훼손된다는 우려가 있다"며 "단 1% 당원들의 다른 의견이 있으면 그 다른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김 전 지사의 발언은 사실상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연임에 도전하며 당 대표의 대선 출마 시 1년 전 사퇴 규정 폐지를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등 행보로 비판을 산 바 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현재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당 대표 연임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김 전 지사의 당 대표 도전에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언론을 통해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절체절명의 목표인 정권교체를 이룰 인물"이라며 "이 전 대표를 당 대표로 선임해서 대통령 후보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우리가 협력해야 한다"고 김 전 지사의 불출마를 종용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단독 출마하는 것보다는 다른 분이 나와 경쟁하는 모습이 흥행에 좋다"면서도 "김 전 의원도 영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당의 지도자인데 지금 나와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지 못하면 오히려 들러리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도 김 전 지사에 대한 맹공에 나섰다. 이들은 김 전 지사가 지난 4월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 출마했지만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에 밀려 낙선한 것을 두고 경쟁력을 문제 삼았다. 또 김 전 지사가 영남권 선대위원장을 맡았음에도 민주당이 '낙동강 벨트(부산·김해·양산 등)'에서 참패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다만 당내에서는 그가 이 전 대표 '일극체제'에 맞서는 '언더독(이길 확률이 적은 열세 선수)'이 아닌, 이 전 대표 단독 출마 그림을 보다 더 아름답게 만들려는 일종의 '페이스메이커'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매일일보>에 "같은 시기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보다 흥행이 저조할 것 같으니 이를 고려해 출마한 것 아니겠느냐"며 "이 대표를 향한 '독주' 비난을 희석시키고자 출마한 김 전 지사가 본인 언급처럼 소수의견을 대변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