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 전후 '탄핵' 추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을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지명하면서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는 상대 당을 향해 언론 장악을 시도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야당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 시 탄핵도 가능하다는 입장인 만큼 이 후보자 지명을 놓고 여야 대립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윤 대통령이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사퇴 이틀 만인 지난 4일 김 전 사장을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여당은 야당이 이 후보자 지명에 반발하는 것에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제2, 제3의 이동관도 탄핵하겠다더니 새 후보를 지명하자마자,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향해서도 탄핵의 칼날을 세우고 끌어내릴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에 바쁘다"며 "무도함을 넘어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의지가 잔악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거론 등 최근 야당의 탄핵 움직임을 열거하면서 "이 정도면 민주당의 '탄핵병'은 중병 수준"이라며 "'탄핵 놀이'에 취해 사법부도 행정부도 입법부 발아래 두고 이재명 대권 가도에 방해물이 된다면 누구든, 무엇이든 직접 제거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으로 단죄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지 말라. 국민께서 지켜보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앞서 여당 미디어특별위원회도 지난 6일 오전 성명을 통해 야당을 향해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에 대해 민주당과 민노총 자매단체들이 총출동해 왜곡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마타도어(흑색 선전)를 중단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야당은 이 후보자가 벌써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며 날을 세웠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도 전에 검증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며 "방통위원장직에 지명받은 지 채 며칠 됐다고 벌써부터 언론을 '입틀막'하려고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후보자가 극우적 주장으로 언론을 좌지우지할 생각이라면 그 자체만으로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라'는 방통위법 위반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이진숙 후보자가 끝까지 자리를 내려놓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가 이 후보자를 탄핵할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현재 야권에서는 야 7당이 추진하는 '방송장악 국정조사'에 이 후보자를 증인으로 채택, 임명 철회를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시작하는 만큼 선임 의결 시 혹은 임명 후 탄핵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 후 탄핵안 추진과 사퇴 과정이 반복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