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룰 '중앙위원급 50%'…비중 줄어도 '영향력' 여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인사들이 늘면서 예비 경선을 치르게 됐다. 현재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12명이다. 최근 예비 경선 룰이 기존 '중앙위원급 100%'에서 '중앙위원급 50%·권리당원 50%'로 바뀌면서 당원 표심을 겨냥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후보들이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인 만큼 중앙위원회 표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8·18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일이 다가오면서 최고위원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전현희 의원(3선)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과 싸워 이긴 '투사 전현희'가 국민과 민주당, 이재명 곁을 지키는 수석 변호인으로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복당한 이언주 의원(3선)도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냈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 입문 후 두 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당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후 3선 국회의원으로서 다시 돌아온 민주당에서 이제는 당 지도부 일원으로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견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에는 친명계 인사 3명이 나란히 출사표를 냈다. 4선 중진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민주당의 집권 준비를 책임지는 집권플랜본부장이 되겠다"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총선상황실장을 지내며 민주당 승리에 기여한 바 있다. 한준호(재선)와 '반윤(반윤석열) 검사' 이성윤 의원(초선)도 같은 날 '정권 교체' 등을 내걸며 최고위원에 도전했다.
후보자 등록일이 9~10일인 만큼 원·내외 인사들의 최고위원 도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가 확실한 인사들은 12명이다. 원내 인사로는 전현희·이언주·김민석·한준호·이성윤 의원을 비롯해 재선인 강선우·김병주·민형배 의원이 있다. 원외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 김지호 부대변인, 박완희 청주시의원, 최대호 안양시장 등이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9명 이상이 되면서 예비 경선은 사실상 확정됐다. 당 전준위는 지난달 28일 최고위원 후보가 9명 이상일 때 예비 경선을 통해 8명으로 압축하기로 했다. 예비경선 룰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중앙위원 100%' 투표 방식으로 진행했던 것을 이번 전당대회에서 '중앙위원급 50%·권리당원 50%' 합산 방식으로 변경했다. 또 투표 결과 동점자가 발생하면 '권리당원, 전국대의원, 일반 국민' 순으로 득표율이 높은 후보를 선출한다.
일각에서는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 대폭 올라가면서 최고위원 선거가 이른바 '친명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권리당원에 이재명 전 대표의 열성 지지층이 많은 만큼 최고위원 후보들은 예비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라도 친명 색채를 더욱 부각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권리당원은 약 2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낸 인사들이 대부분 친명계로 확인되면서 차별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이들은 단기간에 공략이 어려운 당원보다 중앙위원회 표 확보에 우선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약 500명으로 구성된 당 중앙위원회에는 지도부와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등을 포함돼 있다. 때문에 숫자 대비 투표 비중이 높은 중앙위원회 한 표는 최고위원 후보들의 예비 경선 통과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