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이한준 사장이 이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ESG경영을 무기로 공기업 평가 3년 연속 D등급에서 벗어났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보통’에 해당하는 C등급을 받았다. LH는 지난해까지 D등급을 받았으나 이 사장 취임 이후 강도 높은 체질개선이 이뤄졌다.
LH는 당초 2017~2019년도 경영평가에서 준공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A등급을 얻은 공기업이었다. 그러나 2020년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 의혹이 등이 불거지며 윤리경영과 리더십, 조직·인사 등에서 평판도가 추락했다.
여기에 지난 2023년 인천 검단 신축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여파까지 맞았다.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LH 발주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전수 검사한 결과,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런 경영평가 부진은 성과급 미지급 등으로 연결됐고 LH의 이미지도 추락했다.
그러나 이 사장의 지속적인 체질 개선 노력이 이를 극복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22년 취임 이후 비리 이미지서 탈피하기 위해 공공성 강화에 힘을 기울였다. 대표적으로 ESG경영 원년을 선포한 뒤 관련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자체 ESG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ESG경영 체계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45개 과제를 편성한 뒤 ‘국민중심’ ESG경영 철학에 따라 고유 사업에 집중하고, 입주민 혜택 및 국민 편익 증진을 목표로 이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LH가 올 초 내놓은 혁신안은 5개 부문, 44개 과제로 △기술책임 혁신 △품질관리 혁신 △건설풍토 혁신 △인적자원 혁신 △디지털DX혁신 등이다.
환경(E) 분야에서는 △임대주택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입주민 관리비 월 1만5000원을 절감하고 잉여 전기는 인근 지역 주민에 무상 제공한 사례 △생물 다양성 확보를 위한 보호종의 대체서식지 조성 사업 △진주가좌산 폐선구간에서 탄소 365톤을 흡수하는 탄소상쇄숲 조성사업 등이 우수사례로 뽑혔다.
사회(S) 분야에서는 임대주택 공가를 청년 홀로서기 및 범죄 피해자 보호 등에 적극 활용한 사례 △5060 은퇴자의 지방 정착을 돕는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 △국내 최초 다양한 유형의 층간소음 실증실험이 가능한 시험실 건립안 등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지배구조(G) 분야에서는 공공 최초로 스웨덴 글로벌 가구기업인 이케아와 협업해 ‘뉴:홈’의 대국민 인지도를 높여 민간기업과 국민의 경영 참여를 통해 성과를 창출한 다양한 사례가 인정받았다.
이 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정부 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부족한 인력 충원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장은 본인을 단장으로 한 '공공주택 공급 촉진 추진단'을 신설해 안정적인 주택공급을 위한 계획 수립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기재부 심의를 거쳐 작년 대비 123명이 늘어난 353명을 공개채용 중이다. 확충된 인력은 수도권매입확대전략 TF 전담조직 등 정부 정책목표 달성에 투입된다.
다만 이 사장은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인수 등 묵은 과제도 풀어야 한다. 3기 신도시 및 신규 국가첨단사업단지 사업시행 등까지 모두 적지 않은 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사장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경기도시공사(GH) 사장을 역임했다. 업계에서는 오늘날의 GTX의 뼈대를 만든 도시·교통 전문가이자, 뚝심 있는 리더형 스타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