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학령인구 감소 근본대책은 ‘저출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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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학령인구 감소 근본대책은 ‘저출산 대응’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07.11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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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을 수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 급선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저출생 대응을 위한 인구전략기획부 관련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저출생 대응을 위한 인구전략기획부 관련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10년 후에는 초등학교 학급당 예상 학생 수가 9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출산 대응을 위한 사회 시스템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서울시교육청 ‘2024학년도 유·초·중·고·특수·각종학교 학급편성 결과’(3월 11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서울 학생 수는 83만7834명으로 지난해 대비 1만7478명 줄었다. 이는 2020년 92만3138명과 비교할 때 8만5304명(9.2%) 줄어든 수치다

학급당 학생 수는 23.4명으로 지난해보다 0.1명 늘었다. 초등학교는 22.1명으로 지난해 대비 0.3명 줄었다. 중학교는 24.9명으로 0.1명, 고등학교는 24.5명으로 0.7명 늘었다.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초등정책팀장은 지난해 6월 통계청이 발표한 학령인구 추계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학급 당 학생 수를 예측했다. 그 결과 2034년 저위추계(추정치 중 인구가 가장 빨리 감소하는 수준으로 가정) 기준 학급당 학생 수는 8.8명이다.

예측치에 따르면 학급 당 학생 수는 2023년 21.1명에서 계속 줄어 2033년 9.3명으로 처음 한 자릿수에 진입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초등학교 학급 당 학생 수는 2060년 5.5명, 2070년 2.7명으로 떨어진다.

인구 감소 속도를 완만하게 보는 중위추계를 적용하더라도 2034년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9.8명이다. 2060년에는 8.7명, 2070년에는 6명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이미 학령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인 저출산 문제에 대응키 위해 부총리급 부서인 ‘인구전략기획부’를 만들었다. 해당 부서는 ‘인구정책 및 중장기 전략’ 기능을 집중적으로 수행한다. 다만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예산 편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왔으나, 효과가 크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과거 저출산 관련 대책과 금액이나 횟수만 조금 다를 뿐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도 비판 요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현금지원 등 근시안적인 출산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학부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일과 가정의 양립, 임신과 출산에 친화적인 사회환경 조성, 길게는 학교와 마을 돌봄을 결합해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등 시스템 개선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서봉균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는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컨트롤 타워(인구전략기획부)를 만든 점은 긍정적이나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거 정부가 제안한 다양한 정책 효과는 미비했다”며 “여성 출산이나 양육 관련 지원은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거와 교육 △여성의 사회 참여 △노동정책과 소득 불평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관계자는 “임산이나 출산에 친화적인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임신과 출산 비용을 국가가 보장하는 등 국가가 임산과 출산을 책임지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야만 누구나 걱정을 줄이고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혼이나 임신, 출산에 대한 젊은 세대 및 대국민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며 “정부가 임산이나 출산, 자녀교육까지 세심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함과 동시에 이것이 중장기적인 국가 발전을 위한 과제임을 반드시 인식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산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보다 장기적으로 부모의 일과 가정 양립을 조성하는 게 먼저”라며 “이전 가부장적인 가족관계에서 벗어나 아빠와 엄마가 함께 일하며 아이를 돌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출산 시점뿐만이 아닌 장기적으로 아이가 태어난 때부터 부모가 겪을지도 모를 독박육아, 경력단절에 대한 불안감 등도 해소해야 한다”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현대사회 구조를 개선해 이들이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관계자는 “아이들이 불행한 사회에서 행복한 출산이란 있을 수 없다”며 “학교와 지역사회 돌봄을 하나로 통합해 아이들에게 행복한 교육과 돌봄을 제공토록 사회 전반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관계자도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단 아프리카 속담이 있듯 실제 양육자 현실을 고려한 영유아 돌봄 지원 정책 병행이 저출산 대응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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