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응 실효성 필요…컨트롤타워 역할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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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응 실효성 필요…컨트롤타워 역할론 대두
  • 오시내 기자
  • 승인 2024.07.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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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출범…5조원 규모 정책 자금도 마련
기업, 신뢰할 컨트롤타워 있어야 공급망·자원 비축 정보 제공 가능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정부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신속한 상황 파악과 강력한 정책 집행을 담당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 개입이 기업 자율성 침해를 우려한다. 공급망 정보 수집이 필수적이지만, 이는 기업의 경영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급망 3법(공급망 기본법·소부장 특별법·자원안보법) 입법을 마친 정부가 컨트롤타워로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경제안보 체제 구축에 나섰다. 올 하반기에는 5조원 규모의 기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구축된 공급망안정화위원회는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위기 대응 체제를 마련한다. 민관이 함께하는 조기경보 시스템(EWS)도 갖춰 신속히 공급망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경제안보품목을 제조업·방산·민생분야를 중심으로 기존 200여개에서 300여개로 늘렸다. 기존과 달리 물류(해운·항공)와 사이버보안 등의 서비스도 경제안보품목으로 신규 지정했다. 지정 품목은 대외의존도, 생산 및 수입대체 가능성, 국민생활 밀접성 등 9개 세부 지표에 따라 1년 단위로 개편한다. 경제안보품목 비축 물량은 공급망 위기를 대비해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 역할론이 대두되는 이유는 비축 물량 확보를 위해선 기업에 공급망 정보를 요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전 정보가 축적돼야 경제안보품목에 해당하는 자원이 공급망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 가능하고, 이에 맞는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문제는 기업의 공급망 정보와 재고 비축 현황이 경영 기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부를 믿고 정보를 제공해도 되는지 의문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위기 상황을 감지한다면 기업이 정보를 제공하겠지만, 자체적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라면 정보를 내어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은 아직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정보를 제공해 본 경험이 없다. 정부가 정보를 법에서 정한 용도로만 활용한다는 믿음을 줘야 공급망 안정화에 필수적인 자원 확보 현황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관련 법이 3개로 분산된 점도 기업이 정보 제공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다. 먼저 공급망 관련 법을 도입한 미국과 일본 등은 일원화된 법 체계를 갖추고 있다. 반면 한국은 법이 3개로 분산돼 이를 담당하는 부처도 다르다. 공급망기본법은 기획재정부가, 소부장특별법과 자원안보법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한다. 소관 부처가 다르다는 건 기업이 정보를 제공해야 할 대상 또한 분산돼 있다는 걸 뜻한다.

전현희 KIET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공급망 3법으로 인해 기업들은 각기 다른 부처에서 정보 제출 요구를 받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안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컨트롤타워가 중요한 이유는 법이 분산된 상황에서도 철저한 정보 보안과 활용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구조적 신뢰가 쌓여야 위기관리, 대응을 위한 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트롤타워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정부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자원 일부를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공급망안정화 기금 5조원을 구축해 경제안보품목·서비스 수급 안정화를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기업에게 우대금리, 공세적 지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핵심품목·기술 등의 국내 생산 및 국산화, 공급망 분야 핵심 기업의 U턴 등을 지원한다. 경제안보 중요기술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기술력으로 자원 부족을 해결할 계획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체 기술 개발과 생산 시설 구축이 기업에게 매력적인 존재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막대한 투입 비용 대비 낮은 성공 가능성 때문이다. 기업들의 소극적인 반응을 바꾸려면 정부 자금이라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현희 연구원은 “정부가 내놓은 안을 살펴보면 정책 자금 마련을 컨트롤타워인 공급망안정화위원회가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자원 비축, 정보 수집 및 관리에도 쓰인다. 컨트롤타워가 없다면 5조원 규모의 안정화 기금을 마련하는 일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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