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건전성 악화 불구, 상승 폭 상위
"정부 임금 인상률 가이드라인 준수"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이하 HF)가 최근 2년간 급격한 실적 악화와 부채 급증을 겪고 있음에도 직원들의 평균 급여 상승폭은 다른 금융공기업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적이 하락한 몇몇 금융공기업 직원들의 급여가 하향 조정되거나 동결된 점과도 대조를 이룬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알리오)에 따르면 HF에 근무하는 일반 정규직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작년 결산 기준으로 9056만원이다. 이는 기본급에 성과상여금 1053만원, 실적수당 203만원, 경영평가 성과급 181만원을 더한 것으로 평균 급여는 2년 전(2021년)보다 2.6% 증가했다. 올해는 이보다 0.6% 증가한 1인당 평균 9113만원이 예산이다.
HF의 이 같은 급여 상승은 수출입은행(2.5%), 한국자산관리공사(1.9%), 예금보험공사(1.7%), 산업은행(-0.6%) 등 지난 2~3년간 경영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다른 금융공기업들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반면 재작년에 HF와 비슷하게 실적 악화를 겪은 한국투자공사의 지난해 정규직 평균 급여는 2021년보다 5.7%나 감소했고, 신용보증기금은 동결 수준이었다.
HF의 부채총액은 지난 2년간 26조7370억원 늘어난 184조4156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2.5배가량 불어난 647.6%로 치솟은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부동산 시장 연착륙(안정)을 위한 가계 대출 규제 완화로 서민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HF는 특례보금자리론을 비롯해 디딤돌대출 및 적격대출 등 저리 상품을 잇달아 취급하면서 실적이 말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이와 반대로 직원 급여는 상승한 모양새다.
다만 HF 사장을 비롯해 상임감사, 상임이사 등 임원의 지난해 연봉은 2년 전보다 평균7.1% 감소한 2억2223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20.1% 줄어든 1억7757만원이 책정돼 있다.
이 중 임기가 지났지만 후임 인선 지연으로 직을 이어가고 있는 최준우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취임 첫해인 2021년보다 7.8% 감소한 2억8726만원이었다. 올해는 성과상여금이 없고 경영평가 성과급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현재 2억3017만원으로 잡혀있다.
HF 관계자는 "공사는 매년 정부에서 제시하는 총인건비 인상률을 준수하는 준정부기관으로써 최근 3년 동안 가이드라인을 따라오고 있다"며 "최근 3년간 총인건비 인상률은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HF가 주력해 오던 보금자리론마저 일선 은행들보다 높은 적용 금리와 까다로운 조건 등으로 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제 재무적 건전성 회복을 고민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조달 금리와 연동된 HF 보금자리론 금리가 상대적으로 1%가량 높게 형성된 상황"이라면서도 "앞서 특례론 등 정책적인 저리 대출 확대로 HF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손실이 크게 불어난 측면이 있는 만큼, 인위적으로 보금자리론 금리를 추가 손질 하는 건 여러모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F 관계자는 "보금자리론에는 MBS(주택저당증권) 조달비용을 반영해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적격대출 기준은 공사가 정한 뒤 금리 등은 은행이 결정하고 디딤돌대출은 기준·요건·금리 등을 국토부 주택도시기금이 결정하지만, 현재 두 상품 모두 취급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속보이는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