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친노·친문 '적자' 자처…당내 비명계 세 결집 주력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 이재명 전 대표와 김두관 전 의원,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를 등에 업은 이 후보는 민생·외교·안보 등 정책 제시에 방점을 찍으며 '유능한 수권정당' 이미지 부각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김두관 후보는 친노무현계·친문재인계 적자를 자처하고 '정통성'을 내세우며 당내 비이재명계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 11일 정동영·김병주·위성락 의원, 이한주 민주연구원 원장 등 민주당 방미외교단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방미단으로부터 한반도 외교 정세와 관련한 미국 측 입장과 방미단이 미국에 요청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청취했다. '어대명' 흐름 속에서 이미 승기를 굳혔다는 판단 아래 정책 행보를 통해 전당대회 이후 차기 대선을 겨냥한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당 대표 출마 선언에서도 정부와 여당을 겨냥한 비판 대신 민생·외교·안보 분야 등의 정책을 제시하자 대선 출마를 방불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먹사니즘'과 '당원 중심 대중정당'을 핵심으로 당권을 확실히 틀어쥐고, 동시에 대선 승패를 가를 중도층의 민심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먹고사는 문제, 즉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라며 "경제가 곧 민생이다.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과 '기본사회', '주 4일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지난 13일에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규탄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지지층 결집을 꾀했다.
반면 당내 '민주주의 회복'과 '다양성'을 내걸고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는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친노·친문계 세 결집을 통해 '어대명' 흐름을 바꿔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두관 후보는 지난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당을 이을 다양성이 있고, 소수 목소리도 경청하는 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고, 방명록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민주를 지켜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11일에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도 김두관 후보는 "민주당을 구하는 큰일이라 계산 없이 나섰다"며 "최고위원 후보가 5인 5색이 아니라 5인 1색이 될 것 같아 다양성이 실종된 당의 현주소를 국민들이 많이 불편해한다. 민주당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열심히 해보겠다"고 전당대회 출마 이를 밝혔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친노·친문계는 4·10 총선 이후 비주류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당내 주요 현안에 침묵하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이 후보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당내 '정통성'을 고리로 비명계 표심을 자극해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