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유료멤버십 요금 인상 본격 내달 시행…업계 촉각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소비자를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한 '록인(가두리) 전략'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록인 전략(Lock-in Strategy)이란 고착화 또는 자물쇠 효과 등으로도 일컬어지며 특정 서비스나 제품을 앞세워 소비자를 머물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다양한 록인 전략을 내세워 모객에 나서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에 이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닥뜨린 가운데, 멤버십 혜택 개선부터 소통망 조성, 게임 출시 등까지 꾀해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인지도·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쿠팡의 유료멤버십 요금 인상 적용 시기가 임박한 만큼, 이탈 고객 흡수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SSG닷컴은 기존 멤버십 서비스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으로 이원화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모든 상품군에서 각종 할인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운영한다.
‘쓱배송 클럽’은 그로서리 특화 멤버십으로 쓱배송, 새벽배송 등 무료배송 조건을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쓱배송 및 새벽배송 상품 1만4900원 이상 구매 시 사용 가능한 무료배송 쿠폰 △5만원 이상 구매 시 적용 가능한 8% 할인 쿠폰 등을 매달 제공한다. 오는 21일까지 유한킴벌리, 한국P&G, CJ제일제당, 농심 등 4개사와 손잡고 ‘톱티어 브랜드 세일’ 행사도 진행한다.
컬리는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 고객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쿠폰 31장을 매달 지원하고 있다. 사실상 매일 무료배송을 시행한 셈이다. 컬리멤버스는 가격 경쟁력(월 이용료 1900원)과 쿠폰 1장 포함 4종의 쿠폰팩과 멤버스 한정 할인, 오프라인 제휴 등을 앞세워 안정적인 성장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컬리에 따르면, 컬리멤버스 가입자는 지난 5월말 기준 지난해 8월 론칭 첫 달 대비 3배 올랐다. 10명 중 9명이 재구독을 갱신하는 등 높은 멤버십 만족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5월부턴 소비자가 레시피, 푸드 스타일링, 뷰티 정보, 라이프 스타일 팁 등을 온라인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자체 소통망 ‘컬리로그’를 운영해 플랫폼 체류시간을 늘리고 있다.
11번가는 이른바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해당 마케팅은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의 구조, 요소 등을 융복합한 것으로 고객 창출과 구매 유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론칭한 ‘11클로버’는 누적 접속횟수 1억 2800만회를 넘어서면서 슈팅배송, 우아럭스 등 주요 서비스 활성화를 이끄는 등 록인 효과를 창출했다.
11번가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지난 4월 신규 게임 이벤트 ‘11키티즈’도 추가했다. ‘11키티즈’는 소비자가 ‘랜선 집사’ 역할로 앱 내 다양한 미션(서비스 방문, 상품 검색 및 구매, 숏폼 시청 등)을 완수한 뒤 지급받은 먹이와 간식으로 아기 고양이를 육성하는 게임 이벤트다. 앞으로도 게임 이벤트를 포함해 색다른 시도의 차별화 콘텐츠로 고객 활성화와 접점 확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내달 7일부터 시작되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비 인상을 앞두고 이탈 수요를 잡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객 활성화와 접점 확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쿠팡의 와우멤버십 신규 회원 월회비는 지난 4월 중순 7890원으로 선제적으로 올랐다. 기존 와우 회원은 내달 6일 이후 자신의 월회비 결제일에 인상액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선 멤버십 요금 인상으로 쿠팡을 떠나는 회원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유료회원이 아닌 일반 회원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뿐더러 가격인상 방침을 밝힌 이후에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쿠팡 이용자는 4월(3090만명), 5월(3111만명), 6월 (3129만명) 등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또한, 회원을 계속해서 묶어두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쿠팡 주주들은 월회비 인상에 따른 역효과 보다는 유료 수입 확대라는 이점 발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더해 생존 경쟁에 내몰린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고객층 확보 및 창출이 중요해지면서 각양각색의 록인 전략을 활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